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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인 Sep 17. 2017

다가올 범죄를 예방하려면

과연 범죄예방은 가능한 것일까?


범죄의 예방은 인류가 '범죄'를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이것을 제지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된 개념으로, '범죄가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범죄예방을 위해 역사적으로 많은 이들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현재까지 그 수단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1. 범죄 가해자를 차단하는 법


정통 범죄학이라고 지칭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정통 범죄학 이론들의 목적은 '범죄의 주체자(가해자)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범죄자의 원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학문이나 문제가 '원인'을 찾는다면 그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수월함으로 밝혀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범죄의 '가해자'를 차단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려는 노력은 어찌 보면 가장 명확하고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자의 범죄행위의 원인'을 찾는 것은 단순하지 않아왔고, 현재까지도 그 명확한'답'이라고 할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범죄자 자체의 생물학적, 혹은 정신적 문제라고 여기기 시작했던 초기 범죄학은 생물학적이고 정신적인 원인 때문에 범죄가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사회적인 원인으로 범죄자가 발생한다는 이해가 범죄사회학적 접근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이 종합적으로 얽혀 범죄와 범죄자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함께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범죄'나 '범죄자'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범죄에 대한 원인을 명확히 찾기 어렵다는 것은,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명확히 밝혀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불완전하지만 할 수 있는 범위의 범주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범죄와 범죄자를 차단하는 목적 내의 범죄예방은 대부분 잠재적 범죄자의 행동을 차단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잠재적 범죄자의 공격성을 파악하고 미리 그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예: 정신과 상담, 격리 등), 잠재적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려는 목적 자체를 없앤다거나 (예: 접근이 쉬운 가시적인 공간에 도난의 우려가 있는 물건을 노출시키지 않음), 그 의지를 제거할 정도의 조건을 갖추는 것 (예: CCTV 등 방범시설, 경비, 잠금장치 등) 등으로 범죄자의 행동 자체를 차단시키는 것을 통해 범죄예방에 힘쓴다.



#2. 범죄 피해자를 줄이는 법


*관련 글: 범죄피해는 교통사고 같은 것 (브런치 매거진 '범인은 이안에도 있다')


범죄의 가해자에 비해,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이루어졌다. '범죄'와 '가해자'에 집중했던 범죄학의 일부가 범죄의 '피해'와 '피해자'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렇다면 '피해자를 줄이는 것'이 '가해자를 차단하는 것'을 대체하기보다는 보강할 수 있는 범죄예방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기도 했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개인이 일생에서 범죄피해를 받을 확률(Lifetime likelihood of victimization)'을 범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적인 수준에서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1980년대 미국에서 거주할 시, 일생동안 강도를 당할 확률 83%, 강간이나 폭행을 당할 확률 40%, 주거칩입 47%, 차량 도난 20%, 절도 99%로 타나타 당시 범죄율이 높았던 미국의 범죄피해 심각성을 나타내 주었다.


하지만 범죄피해에 대한 확률을 인식한다고 해서 범죄 피해를 줄여 범죄예방을 하는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도는 많지 않다. 오히려 최근의 학계에서는 이러한 수치는 실제로 측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며, 실제로 측정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


관심이 있을 법한 지수가 지속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것은 실효성과 정확성이다. 일생동안 피해를 당할 확률의 경우 실질적으로 범죄 수준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단순한 현실을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 반영의 보고서들은 종종 대중에게는 공포심을 유발하여 범죄에 대한 공포(fear of crime)만을 가중시키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범죄피해 확률을 계산하는 것 자체가 실질적으로 정확한 확률임을 검증하기 어려워 지속적으로 측정되지 않고 있다.


'범죄피해'와 '피해자'의 경우 이론적인 배경이 '범죄'나 '범죄자'만큼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오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고, '피해'에 대한 원인을 '피해자'로 보기에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피해자가 피해를 받은 것이 피해자의 행동의 문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인의 파악을 위한 시작단계부터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3. 개인과 사회 수준의 범죄 예방


범죄의 가해와 피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줄이는 노력은 어찌 보면 개인 수준의 일이라고 여겨질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모두 사회 수준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문제들이다.


범죄의 예방은 개인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나, 사회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들도 있다.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 '범죄예방 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을 실시하고 있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


이는 범죄의 예방을 가해자를 차단함과 동시에 피해자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을 취합한 형태의 범죄예방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흉악범죄가 일어나면서 범죄를 예방하는데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범죄의 예방은 한 가지의 방법으로난 접근해서는 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범죄와 범죄자, 피해와 피해자를 줄이려는 노력과 더불어 범죄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동시에 사전교육을 통해 문화적으로 범죄를 줄이려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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