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킬로미터 또는 한 시간 때로는 한 시간 반. 내 출퇴근길의 다른 이름이다. 나는 여러 개의 도시를 건너고, 강을 건너 매일 너에게로되돌아간다. 이 지난한 드라이빙이 끝나면 마치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인 듯 나를 반기는 네가 있을 것을 아는 채로 나는 달린다. 이것은 엄청난 기쁨이므로나는 마치 여행을 하듯 운전한다. 흔치 않은 고속도로의 친절을 한 줌, 석양에 반짝이는 강의 윤슬을 한 모금, 쏟아지는 햇살을 손차양 마냥 드문드문 가리는 봄의 푸르른 가로수를 한 조각너의 선물로 챙긴다. 그러면 너는 내가 어른어른 모아 온 선물들이 보이기라도 하는지동그랗고 포슬포슬한 꼬리를 산타를 만난 어린아이처럼 흔든다.
이곳이든 저곳이든 집이 될 수 있으나, 집이 될 수 없음을느낀다. 오로지 네가 있는 곳 만이집이라는 쉴 곳이다.너의 냄새와 너의 몸짓과 너의 모든 것을 두 손에 소중히 담아 온기와 아늑함으로 빚은 이곳이 집이다.
그러므로나는 오늘도 오십 킬로미터를 달려 승전보를 손에 쥔 전령처럼 서둘러너에게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