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캄보디아 NGO 현장활동가
이 글을 시작하려는 지금,
종종 나 역시도 저지르는 실수라 얼굴이 매우 화끈거린다.
하지만 나 역시도 종종 이 글을 보며 상기시키기 위해 써 내려가 보고자 한다.
캄보디아 직원 한 명과 이래저래 고성이 오가던 날이 있었다.
‘캄보디아 사람이 원래 이랬었나?’라고 혼자 중얼거리던 나를 한참이 지나서야 마주한다.
캄보디아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성격일 뿐이라는 걸 그토록 잘 알면서도
그날도 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또 힘든 일을 당하면
‘캄보디아 사람이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거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래서 안돼..’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일들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캄보디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해외에 나가면 참 아무렇지 않게
‘그 나라 사람은 왜 그런 걸까.’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뱉는다.
그것이 긍정의 의미이든 부정의 의미이든 말이다.
각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에 따른 특징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을 누구도 무엇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혹여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는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스스로의 경험에 의한 것이기에
입으로 내뱉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일이다.
또 여러 사람이 비슷한 경험을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단언한다는 것 자체가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기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한국에서도
'한국 사람이 그렇지 뭐..'란 말도 매우 자주 했었던 나였다.
그 말도 돌이켜보니 참 이상한 뉘앙스의 말이었다.
우리는 한 사람을 이야기할 때도
그 사람을 한 단어로 단언할 수 없지 않던가.
아니 심지어 나 자신을 드러낼 때에도 얼마나 많은 미사여구가 필요하던가.
이런 과정에서 한 사람이 아닌 무리를 지은 집단을 평가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다.
또 이런 행위는 어쩌면 인종차별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색깔로 사람을 구분짓는 그런 것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세상은 캄보디아에 대해서 편견에 사로잡혀서 흘러간다지만
부디 오늘부터 나라도
'캄보디아 사람'이 아닌 그냥 '사람'을 볼 수 있기를,
쓰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또 캄보디아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사람은 그냥 사람인채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