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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축하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by 지니운랑

둘째의 생일날이다.

우리에게 생일날은 낳는다고 고생한 나(엄마)와 나온다고 고생한 너(아기)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된 우리를 위해 다 함께 모여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또 다시 1년을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아이를 위한 특별한 선물은 없다. 단지 가족이 다 모여 맛난 것을 먹으러 간다. 생일날은 아이만을 위한 날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를 위한 날이자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여 가족 모두의 역할과 삶이 조금씩 바뀐 날이기 때문이다.

생일날은 특별히 원하는 선물을 요구하고 받을 수 있는 날인데 아이에게 그 기회를 박탈해서 아이가 서운해하지는 않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이만을 위한 생일날을 보내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진 생일날 특별한 선물을 바라진 않는다.


둘째가 하교를 하며 오늘 학교에서 맛있는 것을 많이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갑자기 왠 맛있는 거??'

만나는 친구, 선생님들마다 오늘이 자기 생일이라고 말하고 다녔단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선생님들께서 주머니 속 과자 하나, 초콜릿 하나, 사탕 하나, 생일빵 한 대 등을 주시며 축하해 주셨단다.

스스로 생일임을 밝히고 축하받는 뻔뻔함이란 나에게는 없는 부러운 능력이다.


둘째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그건 항상 자기란다.

엄마 아니냐고 일부러 서운하다며 과장해서 물어보면 내가 있어야 다른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는 거란다.

자기를 빼곤 전부 타인이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서운하다가도 서운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자기애와 자존감이 강한 건가?


객관적으로 외모는 첫째 아이가 둘째보다 예쁘다. 하지만 당당하게 언니보다 내가 더 예뻐를 말할 수 있는 아이,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언니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말하는 아이, 친구들을 배려하고 귀엽고 상냥하다고 스스로에게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로 자라났다.

다음 생애에도 엄마 딸 할꺼냐니? 자신은 너무 착해서 하늘나라에서 살 거라서 엄마 딸로 태어날 수가 없단다.

어이가 없다. 저 능청스러움이 사랑스러운 건 내가 저 아이의 엄마라서 그런가 보다.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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