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아빠, 육아전쟁에 뛰어들다
저녁 애들의 목욕을 시켜야 하는 시간.
나는 욕실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문 안에서는 이미 전투가 시작된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네 살짜리 딸 아린과의 목욕은 매번 새로운 전쟁이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머릿속으로 작전을 시뮬레이션하기 시작했다. "목욕 완료 목표: 30분 내. 최소한의 피해. 최대한의 효율."
스스로를 워게임 하듯 이미지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1단계: 유인. 고무 오리와 장난감 물고기를 미끼로 사용해 씻을 장소로 접근시키기. 2단계: 제압. 물 튀기기 공격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샴푸를 성공적으로 사용하기. 3단계: 헹굼. 물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이마를 손으로 가려주는 방어 동작과 함께 빠르게 처리."
마지막으로 아린이와 함께 무사히 욕실 밖으로 나오는 것을 상상했다. 이어서 환호성과 함께 "작전 성공!"을 외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90% 이상이야. 하지만 시도는 해볼 만해."
화장실 문을 열자, 먼저 들어갔던 아린은 벌써 무장하고 있었다. 손에는 작은 플라스틱 컵이, 발밑에는 여러 개의 장난감이 깔려 있었다. 그녀는 그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며 말했다. "아빠! 오늘은 내가 아빠 물에 적시기 대장이에요!" 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곧 엄숙하게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전술적으로 접근해야 해."
첫 번째 단계는 미끼 유인 작전이었다. "아린아, 오늘 목욕 친구들이 왔어!" 그는 고무 오리와 장난감 물고기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 아린의 눈이 반짝였다. "우와! 오리랑 물고기! 같이 놀자!" 그녀는 금세 내 쪽으로 주의를 집중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1단계 성공."
하지만 그 후로는 모든 것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물이 튀기 시작하면서 욕실 바닥은 순식간에 물웅덩이로 변했다. 아린은 고무 오리를 휘두르며 물을 사방으로 날렸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아린아, 조금만 조용히 놀자."
하지만 그녀의 반격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플라스틱 컵에 물을 가득 담은 아린은 나를 향해 정면 공격을 감행했다. "아빠! 물총 발사!" 물이 그의 얼굴을 적시며 흐르기 시작했다. 타월로 얼굴을 닦으며 생각했다. "이건 예상된 공격이야. 차분하게 대응해야 해."
다음은 샴푸 전투였다. "아린아, 이제 머리를 감자." 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아린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소리쳤다. "싫어요! 눈에 물 들어가요!" 나는 컵으로 물을 살살 부어주며 말했다. "아빠가 조심할게. 눈에 안 들어가게 해 줄게."
그러나 그녀는 쉽게 항복하지 않았다. 머리를 감기는 동안 그녀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저항했다. 어쩔 수 없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를 잡으려는 사람처럼 샴푸를 그녀의 머리에 겨우 발랐다. "이렇게 머리 감기기가 힘들 줄이야…"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지막 단계는 헹굼이었다. 그는 한 손으로 물컵을 들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가리며 물을 부었다. 아린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빠, 물이 차가워요! 더 따뜻한 물로 해주세요!" 그녀의 요구에 따라 물 온도를 조절하며 빠르게 헹구기를 완료했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린은 욕조에서 나오는 것을 거부했다. "5분만 더요! 물놀이 더 하고 싶어요!" 그녀는 양손으로 욕조 가장자리를 꼭 붙잡았다.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5분은 금방 30분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그녀를 설득했다. "아린아, 물놀이 다음에도 할 수 있어. 지금 나오면 아빠가 좋아하는 간식 줄게!"
그 말에 아린은 잠시 멈칫했다. "진짜요? 간식 뭐요?" 그녀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물었다. "아빠가 너 좋아하는 초콜릿 과자 준비했지." 환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결국 그녀는 타월에 싸여 나의 품에 안겼다.
목욕이 끝난 후, 욕실은 마치 태풍이 지나간 듯한 모습이었다. 바닥은 물로 가득 차 있었고, 장난감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깊게 한숨을 쉬며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이제 오늘 결정적 전투는 끝났다." 물기를 닦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때 아내인 백지연이 집에 들어왔다. 그녀는 욕실을 힐끗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야? 혼자서 아린이 목욕 다 시킨 거야? 대단해!" 그녀는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나는 얼굴이 살짝 빨개지며 어색하게 웃었다. "뭐, 나도 이제 아빠니까 해야지." 지연은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정말 잘했어. 아린이도 깨끗하고, 너도 대단했어."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아내의 칭찬은 예상 밖의 보상이었고, 아린은 내 옆에서 깨끗한 얼굴로 초콜릿 과자를 들고 웃으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육아 전투는 힘들지만, 이런 순간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24시간 뒤인 내일도 결정적 전투인 목욕 시간은 어김없이 나를 찾아올 거란 생각에 한 순간 바짝 걱정과 긴장감이 내 주변을 맴돌았다.
오늘도 결정적 전투인 애들 목욕을 시키는 나를 포함한 모든 부모들을 격려한다. 애들이 혼자 씻을 수 있는 날까지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