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새로운 출시 앱 DISCO 서비스 런칭 100일 기념 파티에 다녀왔다.
행사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8층에서 진행. 입구부터 입간판이 반갑게 환영해줬다. 디스코팀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8층에 내리자마자 디스코팀의 발랄하고 활기찬 환영에 혼자 온 어색함이 다소 누그러 들었다.
닉네임과 관심사가 적힌 목걸이와 디스코 스티커도 받았다.
현장 도착해서 행사 전 찍은 사진. 느낌만 참고하시길. (사진을 엄청 못찍어요 제가 ㅠ)
실제로는 여기 담긴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오셨다.
1부는 디스코팀에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고, 디스코팀 5명이 대표로 나와 준비된 Q&A도 소화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팬미팅과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디스코팀과 유저들 모두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2부는 야외 테라스에서 스탠딩 맥주 파티! 음식도 나름 훌륭했고, 혼자 온 사람들에 대한 Care도 돋보였다. 이 날 행사 동안 내내 Care해 주신 김은정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나고 돌아갈 때 개인화 맞춤 추천 서비스 답게 개인별 관심 분야에 맞춘 잡지를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외장 보조 배터리도 착각했던, 소형 스탠드도 함께! 늘 선물은 마음을 부드럽게 해준다. ^^
일전에 디스코 서비스가 처음 나왔을 때, 잠시 써보고 디스코 앱의 포지셔닝 전략에 대해서 썻다.
요약 하자면 기가막히게 포지셔닝을 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 1달 반 정도를 실 사용해보고 추가적인 의견을 남긴다. 실제로 행사에서 디스코의 10년 후 모습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내가 디스코팀이라면 어떤 것을 준비할까를 상상해 본 내용이다. 개인의 상상이니 너무 진지하지 않게 읽어주시길~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 두 가지 이야기다.
[1]~[4]표기는 하단에 주석 처리 하였음을 밝힌다.
먼저 단기적(또는 중/단기적)인 관점,
내가 생각하기에 디스코는 컨텐츠 유통 플랫폼이다. 외부링크를 걸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미디엄, 뉴스 등과 같이 1차 생산 플랫폼이 될 수 없다.[1] 그리고 생산 플랫폼으로 향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유통 플랫폼으로서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면 한계가 있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실제 시장에서도 생산 공급자가 힘이 있을까? 그 공급물을 고객들에게 유통시키는 유통업체가 힘이 있을까? 대 부분의 경우 유통업체의 힘이 센 경우가 많다.
다만 여기엔 조건들이 붙는다. 어떤 물건(컨텐츠)을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 고객들에게 다른 유통과 비교했을때 차별화된 물건을 구해다 줄 수 있다면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에 문제는 다소 상쇄될 수도 있다. 가령 현대백화점이 미드 섹스엔더시티에 나온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같은 업체를 단독 입점시켜 사람들을 불러모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디스코는 어떤 차별화된 컨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을까? 차별화 하면 쉽에 오리지널 컨텐츠 전략이 떠오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디스코는 생산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디스코 자체적으로 오리지널 컨텐츠 전략을 가져갈 수 없다. 다만 네이버라는 거대 포털의 뒷 배경이 있으니, 네이버 + 디스코에만 유통할 수 있는 독점적인 컨텐츠들을 발행하는 방법은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퀄리티가 보장되는 작가나 블로거들의 컨텐츠를 구매하여 유통시키는 방식. 이마트의 자체 공급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유사한 형태로 말이다.
유통하는 물건으로 다른 유통과 차별화 할 수 없다면, 두 번째로 생각해 볼만한 방법은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 이다. [2] 이 부분에 있어선 츠타야 서점의 라이프 스타일 제안 방식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츠타야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가 <지적자본론>에서 밝힌 것처럼,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책에 담겨있는 제안들을 조합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3] 츠타야는 일반 서점들 처럼 책을 가나다 순으로, 경제/경영/소설 식으로 분리하여 진열하지 않는다. 그들은 서적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제안들 중 공통된 한가지 제안을 교집합으로 뽑아내어 한 공간안에 함께 전시하며 고객들에게 책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인도여행에 대한 제안을 할때 그 공간에 인도여행 책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인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역사책, 인도의 환경을 담고 있는 사진 책, 인도의 문화나 언어를 담고 있는 책들을 모아서 진열하는 방식이다.
이 점을 참고하여 디스코 내에서 단순히 한가지 링크만이 아닌 여러 링크에 담겨있는 제안들의 교집합을 Curation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 보는 것이다. 앞서 말한 책에서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이런 제안의 핵심은 큐레이터(Curator)다. 숙련된 지적자본을 가진 큐레이터의 확보가 관건이다. (순수 유저가 아닌, 파트너 개념의)
두 번째로 장기적 관점이다.
이 부분은 어느 서비스나 해야 할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점점 개인화, 맞춤화로 흘러가면서 추천서비스는 정교해 지고 있다. 이 말은 각 개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고/듣고/말하며 살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말이다. 과연 이런 사회가 좋기만 할까? 혹시 개인의 생각의 버블(bubble)에 치우쳐 살게되어 사회의 균형이 더욱 무너지게 되는 건 아닐까? 이미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우려들이 제기되고 논의 되고 있다. 페이스북도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많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건네 들었다. 디스코의 10년을 준비한다면, 충분히 고민되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샤오미는 처음에 서비스 및 제품을 런칭하면서 자사의 전자게시판을 통해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일주일에 한번씩 MIUI를 업데이트 배포했다. (약간의 비약이지만) 그럼으로서 팬덤(샤보이)을 확보했다. 샤오미는 팬들과 의미있는 행사들도 많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4]
디스코의 일주일의 업데이트 주기, 유저들과의 100일 기념 파티 등을 보면서 샤오미가 연상됐다. 그래서 디스코는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샤오미의 방식과 유사해서가 아니라, 유저들을 생각하는 그들의 진심어린 마음 때문이다. 이번 100 TO THE DISCO 행사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마시길. 디스코팀 화이팅!
[1] 물론 1차 생산물을 가지고 의견을 담아 공유(소개)하는 것도 2차 생산물로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기선 논외로 했다.
[2] 유통하는 물건도 차별화 하고, 유통하는 방법도 차별화 할 수 있다면 당연 Best!
[3] <지적 자본론>에 대한 리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4] <참여감>이라는 책을 통해 샤오미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참여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