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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Oct 03. 2018

다정한 무관심이 필요한 사회

소란스런 관심보단 다정한 무관심이 좋다.

출판 후 여러 채널을 통해 책을 홍보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인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이른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직업을 여러 번 바꾸어서인지, 글 쓰는 나를 어색해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다. 이따금씩 메시지를 보내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책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연락을 주는 이도 있고, 온라인 채널에 게시한 글에 댓글을 남겨 주기도 한다. 대부분 응원과 격려를 보내오기에 그 성원에 매번 힘을 얻지만, 가끔은 지인이라는 명분으로 내 글을 평가절하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대부분은 장난 섞인 말이라는 걸 알고 웃어넘기지만, 가끔은 그 정도가 지나쳐 조롱처럼 들리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는 내가 본 모습만으로 상대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일이다. 그러나 한 사람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그렇지가 않다. 누군가는 남몰래 세계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바쁜 회사 생활 중에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며, 또 나와 술자리를 하는 친구 중 누군가는 짬짬이 웹툰 연재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네가 무슨 OO이야.”라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 무례한 사회. 그러나 배려 없는 관심은 무관심보다 못할 때가 많다. 마치 명절 때마다 후렴처럼 반복되는 친척들의 설교처럼 말이다. 나는 소란스런 관심보단 다정한 무관심이 좋다. 묵묵히 지켜봐 주다 적재적소에 따뜻한 말 한마디 넌지시 건네고 가는 그런 다정한 무관심 말이다. 어쩌면 소란스런 관심은 ‘관심’보다 ‘간섭’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관심은 대개 누군가를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될 때가 많은 법이니 말이다.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종 “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땐 말이지.”라는 말로 상대방의 기운을 빼놓을 때가 많은데, 윤홍균 교수의 말마따나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말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때’라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그저 제3자일 뿐, 누군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 않던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주변 사람들의 가능성과 열정, 노력을 응원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에너지라는 것은, 긍정의 시너지는, 결국 부메랑처럼 돌고 돌아 스스로에게 다시 돌아오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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