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청춘은 언제인가요?

by 리얼라이어

당신의 청춘은 언제인가요?


단지 틈에 갇혀 있었을 뿐

일순간에 솟아오를 찬란한 청춘,

오늘.


나의 청춘(靑春)은 오늘이어라.


(c) 슬로우 스타터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고, 청소기를 돌리고, 밥을 안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고, 또 한 번 청소기를 돌리고. 계란말이를 하고,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국을 데우고. 먹고 또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어라? 청소기 돌린 지 얼마나 됐다고 머리카락이 또 굴러다니네. 젠장.'


꿀꺽꿀꺽.

꿀꺽꿀꺽


'집안일은 정말이지 티가 안 나.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치워도 치워도 금방 지저분해지고. 그래서 초심이 무너질 수밖에 없어. 부글부글하고 울컥울컥 해. 이러려고 결혼했나 자괴감도 들고. 억울해. 내게도 호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애도 키우고, 돈도 벌어야 하고. 이렇게 늙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이게 인생인가 싶다가도... 내 청춘 돌려줘!'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 일찍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눈이 너무 부셨어요. 보니까 아파트 동과 동 사이 틈으로 해가 걸쳐 있었습니다. 마치 엄청난 보물이 천년 동안 상자에 갇혀 있다가 봉인해제되는 그 순간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청춘이 별거 있나? 우리에겐 오늘이 호시 절이지 뭐. 일찍 올게'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일, 오늘은 금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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