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메모장
"저는 이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이거 다 해본 건데 다시 또 해야 하나요?"
같은 업무를 지시하더라도 팀원들마다 다른 반응을 하는 것을 보면 개개인이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는 열심과 역량이 다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열심만 있기도 하죠. 팀원들 저마다 갖고 있는 열정과 역량이 다르다 보니 업무전달의 방법도 업무량에 대한 결정도 고민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팀장이 되면서 리더십 유형 중 마이크로 매니징을 극혐(?)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에겐 마이크로 매니징만큼 답답한 게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마이크로 매니징이 꼭 나쁜 것일까요? 정확하게 답을 하자면 A에겐 나쁘고, B에겐 동아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했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은 팀원에게는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할 테니까요.
반대로 요즘 각광받는 코칭형 리더십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까요? 이 또한 A에겐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날개가 되는가 하면, B에겐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죠. 답을 전혀 모르는 팀원에게 니 안에서 답을 찾으라 하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테니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서 팀이 되고 그 팀원들을 잘 이끌어 성과 내는 팀이 되게끔 만드는 사람은 '팀장'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팀원들이 팀장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부정할 순 없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열정도, 역량도 서로 팀원들을 잘 이끌 수 있을까요? 이 대답 또한 아주 간단합니다. 개개인별로 서로 다른 리더가 되어주세요. 카멜레온이 되어 보는 거예요. '힘듦'만큼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개개인별로 서로 다른 리더가 되어 주는 리더십을 상황대응 리더십이라고 하는데요. 상황대응 리더십은 팀원의 능력과 동기 수준을 고려하여 적절한 리더십 스타일을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팀원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팀장이 팀원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팀장의 공수가 든다는 점이 있죠. 그렇더라도 가치가 있습니다. 팀원들의 역량과 열정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 보세요. 개개인의 성장이 모여 건강하게 성장하는 팀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팀원의 능력과 동기 수준에 따라 상황대응 리더십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드려볼게요.
D1 : 낮은 역량 높은 의욕
특징: 새로운 업무에 대해 열정적이지만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가 많습니다.
리더십 스타일: 지시형 리더십 (Directive Leadership)
적용 방법: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한 지시를 제공하며, 기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합니다. 자주 체크하고, 작은 성과를 격려하며 팀원의 자신감을 높여야 해요.
예시: “OO님, 체크리스트를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 정리해야 할 데이터 파일과 참고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단계별로 설명드릴 테니 따라 해 보세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저에게 알려주세요.”
D2 : 보통이하의 역량 늦은 의욕
특징: 기본적인 능력은 갖추었지만, 업무자체에 대한 매너리즘이 있어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리더십 스타일: 코칭형 리더십 (Coaching Leadership)
적용 방법: 피드백과 지도를 통해 팀원의 능력을 개발하고 동기를 부여합니다. 질문을 통해 팀원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동기를 높여줄 필요가 있어요.
예: “OO님, 이번에 도입예정인 프로그램에 대해 당신의 아이디어가 궁금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봅시다. OO님의 생각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OO님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D3: 보통이상의 역량 일관성 없는 의욕
특징: 업무 능력은 높지만, 상황에 따라 동기부여 수준이 변동되어 불안한 태도를 보입니다.
리더십 스타일: 지원형 리더십 (Supporting Leadership)
적용 방법: 팀원의 감정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팀원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리해 주고 필요한 도움을 주어야 해요.
예시: “OO님, 이번 프로젝트에서의 성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OO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혹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원이 필요하거나 자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언제든지 도와드릴 테니 걱정 말고 진행해 주세요.”
D4 : 높은 역량 높은 의욕
특징: 높은 능력과 높은 동기를 가진 팀원입니다. 자율적인 업무수행을 하더라도 성과를 냅니다.
리더십 스타일: 위임형 리더십 (Delegating Leadership)
적용 방법: 최소한의 감독과 지시로 팀원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여 팀원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예시: “OO님, 이번에 새로운 체계도입은 전적으로 OO님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필요한 자원이 있거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진행 상황은 정기적으로 보고해 주시면 됩니다. OO님과 파트가 훌륭하게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한때 왜 이렇게 팀원들이 따라와 주지 않는지에 대한 고찰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팀원으로부터 불편한 피드백을 받으면 그저 찍어 누르(?)려 고만했던 적도 있었더랬죠. 팀원들에 대해 각기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기엔 제가 너무 바쁘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제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팀원에 역량과 성향에 따라 구분하여 1on1을 진행하고 피드백을 하니 팀이 그제야 제 손에 잡히더라고요. 바쁜 시간을 쪼개서 팀원들의 역량과 의욕도를 구분하고 피드백 방향을 정립하면서 팀원들의 업무가 속속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 작업을 하기 전까지 마이너 한 업무를 너무 신경 쓰지 않던 저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팀의 키는 팀장이 쥐고 있지만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팀원이라는 점을 너무 간과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지요.
팀장님들! 팀원의 특성과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 투자할 만합니다.
각 유형별로 자세한 적용방법은 다음 편에 이어서 설명드려볼게요. 기대해 주세요.
참 팀장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이 시대 팀장님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