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 ‘사평역에서’는 내게 축복이자 감옥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2012년 『와온 바다』까지 시집을 여섯 권이나 더 냈지만 사람들은 오로지 ‘사평역에서’ 만을 기억하더라는 것이다.
특히 2013년 출간한 산문집 『길귀신의 노래』에는 ‘사평역에서’에 대한 글을 한 꼭지 실었다.
사평역의 실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숱하게 시달린 탓이다.
글에 따르면 사평역은 실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진 남광주역이 모델이다. 시의 화자가 눈물을 던져 주었던 톱밥 난로는 남광주역에 없었다.
군 생활을 했던 전남 장흥 회진포구의 한 다방에 있던 톱밥 난로에서 착안했다.
‘사평’이라는 지명은 전국에 여러 곳이다. 완행버스 안에서 만난 눈빛 맑은 아가씨의 고향 마을 이름이 사평이라는 데서 따왔다.
“시인은 ‘사평역에서’를 울면서 썼다”고 했다.
운다는 것은 자신이 처한 고통·절망·궁핍·그리움 같은 것들을 절절하게 느끼는 것이다.
“시인이 눈물 100방울을 흘리며 절실하게 시를 써야 독자들은 눈물 한두 방울 흘릴까 말까”라고 했다.
[출처: 중앙일보] [요즘 뭐하세요] 중앙일보 2015. 4.7 인터뷰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