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달콤한 카페모카 같던 며칠 간의 외출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젯밤, 내가 머물던 이곳으로 돌아오자 제일 먼저 꼬마 소녀가 반겨주었다.
오랜만에 카페 언니를 보니 새삼스레 반갑다.
(누가 보면 몇 주 지나서 온 줄.)
다시 카페 일과 게스트하우스 정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오늘부턴 카페 메뉴들을 좀 더 열심히 배우기로.
손님도 받기 시작했고, 옆에서 서브를 하며 어깨너머로도 눈에 익혔다.
마치 '윤 식당'의 두 여자처럼.
언니와 정은 점점 깊어지고, 카페 일은 점점 익숙해지고,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마저 익숙해져 가는 요즘.
돌아가긴 해야 할 텐데.
익숙함에 빠져 그게 언제가 될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밤바다를 보며 아무 데나 앉아 언니와 맥주 세 병씩.
안개가 자욱한 밤바다, 어디서부턴가 새어 나오는 불빛,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선명하게 들리는 파도소리,
웃음 많은 언니와 꼬마 소녀 그리고 나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행복한 순간이다.
꼬마 소녀의 무작위 노래 선곡을 들으며 흥얼거리던 밤.
별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린 날이었지만 우리의 감수성만큼은 동네방네 소문날 정도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