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용어로 마음 읽기옷도 짓고, 밥도 짓고, 죄도 짓고 약도 짓는다. |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을 다녀온 다음 날에 학교를 가지 않았다. 요즘 말로 하면 재량 휴일이고, 그때 말로는 가정실습의 날이었다. 초여름 평일 낮에, 나는 마루에서 졸다가 깨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엄마는 마당에 있는 장독대에서 된장, 간장을 옮겨 담느라 분주해 보였다. 절에서 한 스님이 시주를 받으러 왔다. 병든 닭처럼 졸고 있는 나를 보더니 아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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