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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가운 무스탕 Dec 29. 2021

<글쓰기> 수요병이야 수요병

매일 전쟁 같은 출근

어제 두시 다 돼서 잤더니, 일어나기가 힘들다.

아침 첫 예약이 아빠라서, 두 번째 환자도 친척이라서, 오늘 회식이라서 깔끔하게 하고 출근을 해야 한다.

알람이 한번 울리고, 뒤척이다가 겨우 일어났다.

지금 샤워를 시작해야 마을버스를 탈 수 있다.


샤워기를 살짝 틀어놓아 화장실에 온기가 돌게 만들어야지 했는데, 볼일을 보느라 타이밍을 놓쳤다.

닭살 돋으면서 변기 물을 내리고, 샤워를 시작했다.

이상하게 물 온도가 잘 안 맞는 날이다.

한 여름에도 뜨건 물로 샤워를 하는데, 겨울엔 오죽하랴.


미세하게 손잡이를 조절하는데 영 오늘은 파이라. 차갑거나 너무 뜨겁거나이다. 양치질을 하면서 머리를 적셔놓아야 샴푸가 잘 풀리는데, 물 온도가 잘 안 맞아서 몇 번을 조정했는지 모른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샴푸를 하는데 역시나 거품이 잘 안 난다. 머리가 길기도 하고 숱이 너무 많아서 사전 물 묻혀놓기가 머리 감기의 핵심인데 오늘은 실패다. 정수리부터 먼저 감고, 다시 펌핑해서 뒤 머리카락을 빨았다.


시계를 보니 버스 출발 20분여 남짓 남았다. 맞다! 오늘 밤에 친구도 온다고 하였다. 개수대에 설거지거리가 남이 보면 절교할 만큼 쌓여있다. 내 게으름을 친구도 알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설거지와 음쓰 분리는 해놓기로 하였다.


이제 13분 남았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수건을 하나 더 사용하였다. 남들은 한 장이면 머리랑 몸 닦는데 충분하다던데... 나는 항상 빨래가 두배 많다. 이제 옷을 입는다. 어젯밤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개면서 미리 챙겨두었더니 고르는 시간이 절약되었다.


이제 10분 남았다. 패딩점퍼를 입고, 어그부츠를 신고 허겁지겁 엘베 버튼을 눌렀다. 진짜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지만 아빠가 오신다고 해서, 친척이 온다고 해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출근하는 길이다. 마을버스에 오르자마자 차가 출발을 하였다. 정말 가기 싫은 마음을 추스르며 브런치 페이지를 열었다. 오늘은 수요일, 월요병이 아니라 수요병이다. 이렇게 글을 쓰며 출근을 마쳤다. 땡쓰,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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