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부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시작한다는 건 언제나 어렵다.
머릿속에는 할 말이 한가득인데, 낯선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꺼내도 될지 망설이게 된다. 내 개인적인 경험이 온라인이라는 바다에 흘러나가는 것도 여전히 두렵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려는 이유가 있다.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 농사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잡초와 해충, 날씨와 게으름이 매일같이 시험을 냈다. 하지만 작년의 나보다 올해의 나는 조금은 늘었다. 그 작은 성장을 스스로 인정하고 싶었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다는 걸 기록해 두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나를 응원하고, 언젠가 좌절하는 미래의 내가 이 글을 읽고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막무가내로 시작한 초보 농부의 흙냄새 나는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게 이 기록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