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리듬에 맞춰 걷는 당신에게

나는 참는 아이 - 쉼표


누군가는 말해요
왜 이렇게 느릴까
왜 이렇게 서두를까
왜 이렇게 다를까

하지만 우리는 알아요
세상의 리듬이 아니라
한 아이의 리듬에 맞춰 걸어가는 일이
얼마나 용기 있는 사랑인지 말이에요

느린 아이의 낯선 세계에서
조심조심 거리를 좁혀가는 당신
눈 맞춤 하나, 말 한마디를 얻기 위해
몇 년이고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그 끈질긴 기다림

빠른 아이의 폭발적인 하루 속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을 삼키고
아이의 충동을 껴안으며
부서질 듯한 순간들을 반복해도
다시 웃으며 일어서는
당신의 순간순간의 용기

각자의 리듬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와 함께 걷고 있는 우리들

느리게 걷는 날도 있고
숨 가쁘게 뛰는 날도 있지만
서로 다른 속도일 뿐
우리는 모두
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요

하루를 버텨낸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예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도 아이가 웃었는지
오늘도 덜 울었는지
오늘은 참았는지
오늘은 폭발했는지
매일이 전쟁 같은 하루 속에서도
당신은 쓰러지지 않고
다시 내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러니 너무 혼자 끌어안지 마세요
우리 함께 이야기 나눠요
여기서 우리, 서로 손잡고 걸어요

당신은 지금
누구보다 용감하고
누구보다 단단한 사람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당신은 오늘도 아이의 하루를 온몸으로 받아냈고
내일도 여전히 아이의 편에 설 거예요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굳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 알고 있어요

당신이 지나온 날들은
결코 작지 않았고
당신이 쌓아 올린 하루들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길이에요

오늘 아이와 함께 걷느라
세상이 놓친 당신의 속도, 당신의 중심
그 모든 걸 세상이 몰라도
당신과 아이는
매일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요

계속 걸어주세요
지금처럼
아이의 걸음에 맞춰서

그것이면 충분해요
그걸로 이미
충분합니다


이 글은,
‘나는 참는 아이’ 이야기를 따라 걸으며
세 편마다 한 번쯤 숨 고르고 싶었던 저의 마음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어쩌면 저와 비슷한 속도로 걸어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쉼표 하나 놓아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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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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