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엄마의 한 줄



《어린이날》

오늘은 어린이날이라서
아침부터 너는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났고
나는 30분 더 졸렸다

너는
“엄마 오늘은 혼내는 거 없기!”라고 말했고
나는
“엄마도 오늘은 좀 조용히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치킨과 삼겹살 중에
뭐 먹을래 하고 물었고
“응, 둘 다”라고 했을 때
아차 했다

장난감은
한 개만 산다고 했는데
열 개를 보고
마흔 개쯤 만져보고
다시 처음 걸 샀다

사진은 백 장을 찍었고
그중 제대로 나온 건
네가 뒤돌아보며 웃은 한 장

나는 그 사진이 좋았다
너무 어린애처럼 나와서
너무 네가 나와서

오늘 하루 종일
네가 원한 걸 해줬는데
저녁이 되니까
내가 원했던 건
너의 웃음뿐이었다는 걸 알았다

결국 오늘도
누가 더 행복했는지는
말 안 해도 서로 안다

keyword
이전 15화엄마랑 결혼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