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강아지 옆에 있으면

인싸 사람 된다

by 희삐
인스타그램으로 만난 친구 티티와 함께


인싸는 어려워


친구가 온다

꼬리 치며 달려가서

짖는다


놀란 친구

자리를 떠난다


언니는 사과한다


"미안해

인사할 줄 몰라서 그래"


인사를 다 한

강아지 으쓱댄다


친구가 온다

꼬리를 감춘다

언니 뒤로 숨는다


신난 친구

주위를 맴돈다


"미안해

인사할 줄 몰라서 그래"


인사를 다 한

강아지 으쓱댄다


고개를 치켜들고

성큼성큼 걷는 길에


오늘치 쌓인 기쁨이

꼬순내 되어 폴폴 나 댕기고


그 꼬순내 맡고

언니의 마음도 폴폴 풀린다




길을 걷다가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는데요.

같은 강아지 육아동지끼리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저는 그들의 분위기를 살핍니다. 저희를 발견하고 줄을 바짝 잡는다거나 멈춰 서서 반려견의 시야를 가린다거나 아예 안고 가시는 분들 보면 다른 강아지에게 경계심이 있는 아이구나 싶어 저도 삐삐가

괜히 흥분하지 않도록 단속합니다.


깨발랄한 강아지들이 삐삐에게 관심 가지고 다가와주면 저는 너무 고마워요. 반려인도 다가오시면서 인사해도 되냐고 물으시고 저는 된다고 하는데 삐삐가 왕 짖는 바람에 분위기를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아쉬웠어요. 저도 좀 쓰다듬고 예쁘다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삐삐는 반가워서 그러는 건데 강아지 또는 반려인이 오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공격적으로 보시는 거죠. 세상 쫄보라서 짖은 것임을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반려견과 같이 있지 않더라도 삐삐를 바라보며 본인도 같은 종을 키우신다던가 키웠다는 얘기를 해주시는 분도 계세요. 그분의 강아지가 18살 이후까지 살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저는 어떻게 해야 그렇게 키울 수 있냐고 묻습니다. 그럼 또 그분들이 이 얘기 저 얘기해 주시는데 족보가 따로 없더라고요.

저도 푸들을 처음 키우는 견주분들께 두 발로 서지 못하게 하고, 침대 주변에 계단을 꼭 둬야 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더불어 푸들을 키우면 좋은 점도 주저리주저리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


언제는 산책길에서 똥츄가 똑 떨어졌는데, 삐삐의 응아를 치울 방법을 몰라하니까 곁에 있던 분들이 물티슈를 건네준 적이 있어요. 초면이었던 분들이었는데, 본인들도 강아지 키운다고 말씀하시면서 도와주시더라고요. (역시 강아지맘 내 맘 우리 맘)


저는 인스타그램에 삐삐의 영상 또는 사진을 자주 올리고 있는데요, 8년 정도 하다 보니 인친님들과도 상당히 친해졌어요. 사진 속 티티도 인친님의 강아지입니다. 티티와 삐삐는 그다지 친하진 않지만 저렇게 나란히 누워있을 정도는 돼요. (실은 서로 신경 안 쓰는 사이랄까요ㅎㅎ) 인스타그램 통해서도 반려인들끼리 많은 정보를 주고받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오래 지켜보던 강아지들이 하나둘 무지개나라로 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ㅠㅠ 랜선이모로서 아이들이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기도했습니다.


아싸 강아지 챙기려면 제가 이곳저곳 살피고 (인간) 친구도 만들고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삐삐보다는 인싸입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공유할 시는 작년에 썼던 시중 지나가다 만난 푸들아가를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그럼 한 주도 행복하게 보내시고 다음 주 일요일에 봬요!!




부탁


대림 도서관에서 시집을

빌려 나오는 길


귀여운 꼬마 푸들

쫄래쫄래 엄마랑 오길래


"예뻐라" 했더니

내 다리에 매달려 응답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꼬리 흔들며

손을 핥는다


이제 막 한 살이 된 아가라는 소리에

나는 열 살 푸들 이모라며 쓰다듬어주고


먼 훗날 너를 다시 만날 때

이모가 울먹이더라도 똑같이 핥아달라고

부탁해 본다

keyword
이전 18화치킨뼈랑 족발뼈랑 땅에 버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