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똥 보고

부자 되시래요 정삐삐가

by 희삐
응아 발사 뽀옹


Pick me up


나는 잘 만들 수 있어요

하루에 두 번 만드는데요

공기 모양으로 똑 똑 똑 똑 똑

꽈배기 모양으로 휘리릭

탑 쌓기도 되고요

우리 언니가 좋아하는 비엔나소시지도 가능해요


비결이요?

발톱으로 땅을 잘 골라야 하고

자세도 중요하죠

몸을 동그랗게 잘 말아야 해요

내 뒤에 언니가 있어 주면 준비 완료


혼자만 보기 아까우니

차들 지나갈 때 보라고 찻길 근처에 한번

자전거 거치대에 머리 대고 한번

횡단보도 한복판은 설레지요

언니도 좋다고 소리 질러요


황금똥 전문

찾아가는 응아서비스

삐삐네로 연락 주세요




강아지들의 주요 일과 중 하나는 응아 하기인데요. (사람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우리 삐삐는 말하기 부끄러운 곳에 응아를 해서 줍는 제가 창피했던 일이 자주 있어요. (창피함은 언제나 나의 몫)

사진처럼 풀밭에 하면 아주 땡큐입니다. 자기도 뭔가 민망해서 구석으로 간 건가 싶기도 하지만 경기도 오산입니다. 그냥 그날 저곳이 땡겼을 뿐입니다.


인도에 있는 안전바 아래에서 자세를 잘 잡고요. 횡단보도 한 복판에서도 자세 잡으려고 할 때 기겁해서 막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자기를 봐주길 원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도 좋아합니다. 응아하고 있는데 버스가 와서 승객들이 내릴 때가 있었는데 얼마나 진땀이 나던지요.


제일 난감했던 때는 근처 파출소에 경찰차가 드나드는 입구가 있는데 굳이 거기서 응아를 하겠다고 자세 잡다가 경찰차에 대고 90도 인사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왜 식당과 오피스텔 앞을 그리도 좋아하는지. 보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저는 조심하게 되는데 똥땅똥땅 걷다가 하필 머리를 박고 땅을 긁으려는데가 식당이면 여기는 안된다고 잡아끕니다. 그리고 남의 오피스텔 앞도 눈치가 보여요. 우리 집 앞이면 몰라도. 그래서 여기도 안돼하면서 가자는데 고집은 세서 기어코 응아를 한다고 자세를 잡으면 얼른 끊고 줍고 도망가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개였다면 자세를 잡지도 않았겠죠)


제일 황당했던 때는 저희 오피스텔 뒤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데 그 거치대에 머리를 쏙 넣어서 응아를 했던 적이 있어요. 미용실에서 헬멧 같은 거 쓸 때 느낌이었는데 얘가 웃기려고 이러나 싶었다니까요. 그 사진을 끝내 못 찾았어요.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계속 찾았는데 ㅠㅠ


저는 우리 강아지가 쓰레기통 근처에서 응아를 하고 똥츄로 잽싸게 주워 쓰레기통에 쏙 버리는 걸 가장 선호합니다. 효녀 강아지로 등극하는 순간이죠. 하지만 진정한 효도는 황금똥입니다. 네, 어디서든 건강한 응아만 볼 수 있다면 깨끗이 주울 수 있어요.


작년에도 황금빛 산책을 하며 쓴 시가 있어 공유합니다. 저는 가끔 삐삐의 쾌변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장건강도 좋기를 바라며 우리 다음 주에 또 만나요~!!




황금빛 산책


강아지 세상 진지한 땅 고르기가 시작되면

나는 황금빛을 염원하며 조용히 뒤를 밟아


뒷발로 자축하는 흙 폭죽에

윤기 나는 그것을 담아내지


고개를 바짝 든 꼬리와 장단 맞춰 걷는데

눈치 없이 배고픈 입이 땅과 뽀뽀하면

나는 매서운 잔소리꾼이 되어 줄을 잡아끌어


오늘은 은밀한 땅을 골라 자세를 잡으니

귀엽다고 사진기를 찾아 동동거리고

제법 빠른 손으로 버튼을 눌러


강아지 언니의 기쁨을 알아채고 안기려 하고

나는 기꺼이 팔을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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