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네를 찾아주세요.
나는 최신식 센서가 있어
빨래시기가 되면 자동으로
보글보글 거품세탁이 가능해
세제는 물론 화학성분제로
천연성분이야
친구들이 산책하면
늘 맡으려고 달려가는 그 냄새
알지 그 향이 난다
세탁서비스를 원해?
얼마냐고?
뭘 물어 개껌이나 가져와
방법은 간단해
출근할 때 매트를 깔아놔
화장실 앞 발판도 잊지 말라고
처음 원룸에 살 때 여행 중에 모아 온 각종 기념품들로 장식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달고 붙이고 배치하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친한 동생이 와서 자기가 본 원룸 중에 가장 예쁘다고까지 했는데...
네... 그랬었어요.
예전의 그 침대는 없어요.
삐삐가 일주일 내내 같은 곳에 오줌을 싸서 매트리스를 버리고, 침대 프레임만 가지고 평상처럼 사용하다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는 친구의 민원(?)에 의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고심해서 사놓은 소파가 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요.
그걸 산 해 수능날 저를 시험하듯이 오줌을 싸놨더라요? 그래도 탈취제 뿌려가며 소생시켜 놨는데
작년에는 또 공복토를 하사해서 그건 정말 어떻게 안되더라고요.
근데도, 접는 부분에 그래놔서 펼쳐놓으니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계속 쓰다가
이 또한 뭔가 찝찝하여 버렸습니다.
아, 그리고 이불 여러 채 버렸는데요.
이불을 자주 세탁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줌워시를 해주시더라고요.
견테리어 전문가 정삐삐 슨생님께서요.
이게 몇 번 빨아도 개코는 개코인지라 그 냄새 따라 오줌워시를 해주시는 바람에 버렸습니다.
버리기만 했나요? 벽지는 어떡하죠? 뜯어먹은 거 좀 예쁘게 막아보려고 스티커 샀는데 그게 또 접착력이 매우 떨어져서 더 보기가 싫어졌단 말이죠.
그래서 온갖 집기들을 벽을 가리기 위해 배치해 놨습니다.
지금은 그 벽을 제습기와 공청기와 미니 에어프라이어가 가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우니까 이제 현관에 죽치고 앉아 있을 거예요.
그럼 또 거기에 있는 신발 잡수시겠죠?
그래서 신발도 다 숨기고 가야 돼요.
아.. 우리 삐삐 별난 식성 진작에 말씀드렸죠? 그래서 빨랫감도 다 어디든 숨기고 책도 진작에 어둠 속에 다 들어가 있고요.
소파를 치우고 드러난 벽지보호차 빨래건조대와 미니텐트를 벽 쪽에 배치해 놓고 출근합니다.
화장실 앞 발매트는 없앤 지 오래예요.
발매트는 그냥 오줌 싸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발냄새 때문인가...
견체공학적으로 훌륭하다고 해서 큰맘 먹고 산 침대가 있어요.
거기에다가도 오줌워시를 찌익 해주셨는데 아 몰라요. 버렸어요. 하하.
우리 삐삐는 그래요. 더러운 거 못 봐요. 알아서 세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으니 오줌워시를
해줬을 뿐이에요. 하하하ㅏㅏㅏㅏ
그래도 요즘은 방수매트 옆에 오줌 싸기 정도로만 장난칩니다.
11살 언니라서 그런지 자중하고 있어요.
오늘 글이 몇 주 전 쓴 삐삐에 대한 고발 글과 아주 유사하지만 저는 견테리어 만족합니다. 제가 워낙 잘 못 치우고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삐삐가 어지럽히나 제가 하나 마찬가지예요 ㅎㅎ
(엄마는 브런치를 모르니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해 보면 삐삐가 불만이 있어서 그런 장난을 치는 것 같아요.
덜 외롭게 덜 심심하게 가까이서 함께하는 언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훈훈한 마무리)
작년에도 비슷한 다짐을 했나 봅니다. 그런 마음을 담은 시가 있어 공유해요.
날씨가 많이 더워졌어요. 더위 조심하시고 다음 주 일요일에 봬요~!!
무더운 여름이 왔는데
빨리 가라고 못 하겠어
너와 있는 시간도 흘러가 버릴까 봐
여름 꽉 붙잡고
시원한 그늘 찾아줄게
환하게 웃을 너니까
바나나도 얼리고
블루베리도 얼리고
살살 녹여 먹어보기
모기도 피하고
진드기도 피하고
한 방울도 뺏기지 않겠어
너랑 나
매일매일 여름이랑 친해져서
천천히 보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