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뼈랑 족발뼈랑 땅에 버리면

강아지 와서 날름 하지요

by 희삐
뭐 주워먹으려고 해서 불렀더니 이렇게 웃어 감쪽같이


땅땅땅


닭뼈 심으면

강아지 위장에 상처 나고요


족발 심으면

구더기 난데요


꽃 심으면 향기 나고

나무 심으면 산소 나잖아요


강아지 걸으면 귀엽고

귀여움 심으면 웃음 나잖아요


응아는 꼭 주워요

양심을 땅에 두고 오지 않아요


땅에 사는 생물들

맘껏 숨 쉴게요


땅을 걷는 생물들

힘껏 뛰놀게요




얼마 전 삐삐가 길을 걷다가 뭔가를 씹는 것이 포착되었어요. 입에 손가락을 깊숙이 넣어 다 빼냈습니다. 처음에는 초콜릿인 줄 알고 식겁했는데 알고 보니 순대 간이었어요. 마침 떡볶이집 앞이었고, 누군가가 흘린 것을 삐삐는 아는 맛이니 입에 댄 것이지요. 삐삐가 어렸을 때 즐겨 먹던 간식이기는 하지만 언제 어떻게 떨어졌을지 모르고, 현재 간수치며 췌장수치를 관리하고 있는 삐삐에게 안 좋은 음식이기도 해요.


오늘은 삐삐와 제일 친한 친구와 놀러 가는 날이었는데, 글쎄 그 친구가 길가에서 뼈를 주워 먹었다고 하네요. 어떤 뼈인지도 모르는데 다 삼켜버려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삐삐와 제가 사는 오피스텔 주변에 족발집이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오피스텔 화단에 족발뼈가 있는 거예요. 누군가 먹다가 버리고 간 것 같았는데, 그게 오래됐는지 벌레가 기어 다니는데 구더기 같았습니다.

왜, 족발뼈만 버리고 갔는지 모르겠어요.

한강에서도 치킨뼈보고 화들짝 놀라서 (다른 강아지들 먹을까 봐) 똥츄에 줍고 있었는데 저 멀찍이 조각난

뼈를 삼키고 있는 삐삐를 뒤늦게 발견했어요. 본인 강아지도 못 챙기면서 오지랖 부린 제 자신을 얼마나 비난했는지 몰라요. 다행히 별 탈은 나지 않았는데, 치킨뼈는 강아지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집에서 치킨을 먹고 뼈를 치우지 못한 상태에서 강아지가 먹어 응급실에 간 보호자들도 많아요.


산책은 강아지에게도 사람에게도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많은 도움이 되는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나간 산책에서 잘못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일단은 길가에 떨어진 뼛조각들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냄새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입에 넣을 수 있어요.


그리고, 유박비료. 사료처럼 생겨서는 고소한 냄새까지 나니 강아지들이 입에 대기도 쉬운데 그게 정말 치명적이라고 해요. 심하면 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화단 같은 곳에 강아지가 냄새 맡을 때는 잘 살펴줘야 합니다. 꽃도 위험해요! 철쭉, 튤립, 백합 등등은 독성이 있다고 해요.


강아지가 심각하게 냄새 맡는다 싶으면 일단 주의를 기울이세요.

뭔가 있어요. 거기에는 반드시.

입으로 가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삼시세끼>>에서 유해진 님이 반려견 겨울이가 안 보이자 무조건 "겨울아 안돼"부터 얘기하잖아요.

저도 삐삐가 땅에 코 박고 심각해진다 싶으면 "먹으면 안 돼" 랩을 합니다.

땅은 넓고 수많은 것들을 품고 있기에 우리는 두 눈 뜨고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강아지 푸르게 푸르게 아니고 우리 강아지 안 아프게 안 아프게 지킬 수 있어요!


작년에도 집 근처에 담배꽁초가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욱하는 마음에 쓴 시가 있어 공유합니다.

우리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강아지 똥도 잘 치우고 다음 주 일요일에 봬요!!




양심엔딩


오피스텔 앞에는 벚꽃나무 없지만

구경 삼아 놀러 온 꽃잎이

살포시 앉았길래

꽃길이구나 걷는데


담배꽁초가 까꿍하고

꽁초 무리가 곧이어 나타나

텃세를 부리고 재를 퉤 뱉어

원래 종이인 척 납작하게 폼을 재니

지나가는 강아지 날름 입에 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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