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감
아니 글쎄
키가 무릎만 한 애가
저만 보잖아요
하루 종일 저만 기다리잖아요
일어났대요 자기 안보냐고요
밥 주잖아요 이렇게 잘 먹는데요
나가잖아요 황금 똥을 낳잖아요
언니 없는데 안 울고 코 잘 자네요
키는 작아도 마음은 얼마나 높은지
털 한 올 한 올 빈틈없이 저를 향해요
어디서 이런 사랑받나요
내가 줄 수 있는 건 칭찬뿐이에요
보고 듣고 만지고
나의 마음도 심어주려고요
예쁘다 착하다 잘한다 귀여워
공주님 사랑해
잘도 걷네 우리 아가
잘도 자네 우리 아가
잘도 아꼽네 우리 강생이
강아지랑 살면 왜 이리도 칭찬할 거리가 많을까요?
아침에 눈을 뜨면 저를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에게 인사를 건네며 "왜 이렇게 예뻐?" 합니다.
앞다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하는 모습은 왜 이렇게 귀여운지 "아이고 귀여워라" 궁둥이 팡팡해 주고요.
밥 달라고 사료 있는 곳을 바라보며 저에게 재촉할 때는 너무 똑똑해 보여서 "사료 줄까, 아이고 똑똑해" 합니다. 사료랑 같이 넣어주는 우루사를 다 먹으면 "약도 다 먹었어, 너무 잘했다" 해요.
(우루사 다 먹으면 당연히 밥 더 주는 줄 알고 있음)
제가 마스크 끼면 산책 가는 줄 알고 달려 나옵니다. 하네스에 발을 쏙 넣으면 기특해서 "잘하네, 아이고 예뻐" 칭찬하죠.
아직 끝이 아니에요. 1부 정도 왔어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괜히 "아이 예뻐, 우리 삐삐" 노래를 부르고요.
내려서 뒤뚱뒤뚱 걸어가면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흐뭇해지고요.
줍기도 좋게 황금 응아를 하면 아픈데 없는 것 같아 격하게 장하고요.
집에 와서 발 씻으러 화장실 갈 때 자기가 발로 문을 열거든요?
그게 또 웃기고 귀엽고 똑똑하고요.
(물론 다 헹구지도 않았는데 도망치면 "이놈의 새끼"가 나오긴 하는데요 ^^;;)
발 닦자고 하면 또 기지개를 해요. 왠지 제가 귀여워하는 거 알고 해주는 거
같단 말이에요. 그럼 궁둥이 팡팡으로 응답하죠.
2부 정도 왔어요.
집에 오면 반갑다고 꼬리 치며 달려오는데 누가 저를 이리 사랑해 주고 기다려주나 싶은 거죠.
"아이 예뻐, 뭐 했어, 잤어? 오구오구 예뻐라" 랩을 하게 되는 거죠.
사람만 좋아하는 삐삐가 가끔 강아지 친구한테 인사하겠다고 들이댈 때가 있는데,
(결국 너무 들이대서 조용히 빠질 때가 더 많아요) 그때마다 저한테 의기양양한 눈빛을 보내요.
마치 자기 너무 잘하지 않았냐듯이요.
그럼 칭찬해 줍니다. "친구한테 인사했어? 잘했어 잘했어"
계단을 혼자 막 오른단 말이에요. 그리고 또 저를 봐요.
그럼 칭찬해 줍니다. "오구오구 혼자 이만큼이나 올랐어? 잘했어 잘했어 너무 잘했어"
그런데 진짜 이렇게 작은 생명체가 저하나 바라보고 저한테 칭찬받겠다고 이 궁리 저 궁리하는 게
너무 예쁘고 귀엽고 귀하지 않나요?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부분일 거예요.
24시간 같이 있어 주지 못하지만 같이 있을 때만이라도 쉴 새 없이 칭찬할 거예요.
혼자 있을 때 외로워하지 않게, 언니 칭찬 곱씹으며 기다리게요.
작년에도 삐삐가 칭찬을 바라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본 것을 시로 옮긴 것이 있어 공유하고 마무리할게요.
다음 주 일요일에 봬요!!
꼬마 개의 산책길
돋아난 새싹만큼
걸음걸음마다 봄이 묻고
계단을 스스로 오른 개는
칭찬을 바라
잘했네
예쁘다
햇살을 마주 본 개의 눈에
기쁨이 아린다
건너편 유모차를 탄 아이가
다 큰 사람의 미소를 짓는데
나는 그게 귀엽고 귀하고
성당에서 신부님을 돕는 꼬마 복사단이
의젓하게 앉아 있고
좋아하는 빵이 아직 온기가
있는 채로 빵집에 남아 있으니
나는 그게 고맙고 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