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멀리스트의 추억수집

다.다.익.선

by 희삐
아마도 삐삐의 첫 달력


패치워크


너의 열두 달을 담아

또 다른 열두 달을 준비해


너의 매주는 우리의

일기장이 되고


너의 하루는 뮤직비디오

감독은 나야


그래서 말인데

이번 컷은 NG


하루랑 매주랑 열두 달이랑

이어 붙여 천을 만들 거야


널 만질 수 없는 날

내 눈물 닦을 수 있게




지난주에는 삐삐 템들을 수집하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번 주에는 삐삐와의 시간들을 수집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저는 매일 삐삐가 산책한 횟수와 공복토 같은 이슈를 다이어리에 적어요. 인스타그램에는 삐삐의 동영상을 음악과 함께 올리고 있어요.


그리고 매주 블로그에 '삐삐만세'라는 한 주의 일상을 올려요. '삐삐만세'는 격주로 화자가 삐삐일 때도 있고 저일 때도 있어요. 삐삐가 화자일 때는 삐삐에게 빙의해서 쓰려고 해요. 예를 들면 책과 찍은 사진에 "맛있겠다, 한입만" 이런 식으로 남겨요. 사진과 동영상 위주로 올려서 주단위로 추억할 수 있게 해요.

(그런데 작년 걸 아직 다 못 썼어요. 이게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리더라고요. ^^;;)


그리고 매년 12월에 그 해에 찍어둔 사진을 선별해서 다음 해 달력을 만듭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2018년도 달력이 아마 첫 달력일 거예요. 그 해부터 삐삐가 저와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살았으니까요. 달력 만드는 게 12월의 큰 과제인데요. 삐삐 달력뿐만 아니라 조카들 사진으로

성장달력 같은 것도 만들고, 덴마크 호스트패밀리의 선물로도 달력을 만들기 때문이에요.


달력은 17장 밖에 사진을 고를 수 없어서 또 몇 해 전부터인가는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포토매거진도 만들고 있어요. 블로그의 연장선이라고 보시면 돼요.

블로그는 온라인으로, 포토매거진은 압축해서 오프라인으로 볼 수 있는 거죠.


한번 만들고 나면 그걸 계속 보느냐, 그건 아니에요.

그런데 왜 만드냐고 물으신다면...

이렇게라도 삐삐와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붙잡고 싶어요.

희미해지지 않게요. 언제든지 기억할 수 있게요.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강아지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남길 수 없겠지만 한해, 한주, 하루 모아둔 추억들을 이어 붙이면 미니미 삐삐라도 되어서 늘 제 마음에 있지 않을까요?

이번 주 시가 그런 마음으로 쓴 시고요.

작년에 지은 시 중에서도 강아지를 향한 마음이 담긴 시를 공유해요.

모두들 평안한 한 주 보내시고 다음 주 일요일에 또 봬요!!




제발


작디작은 내 강아지야


나와 마주 보는 너의 눈동자에는

크디큰 내가 있다


한껏 담으렴

무섭지 않게 해 줄게


나와 함께 있는 네 눈동자는

깜박임을 잊었다


맘껏 감으렴

외롭지 않게 해 줄게


너와 마주 보는 내 눈동자에는

우주가 있고


너와 함께 있는 내 눈동자는

피곤함을 잊는다


힘껏 살아주렴

네가 있어야 나는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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