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제 그만

방 빼 주겠니?

by 희삐
작년 영등포 봄꽃축제 방문한 노랑노랑 삐삐


그리고 봄


정말 많이 기다렸어요

겨울이 비켜주기를

잎들이 펴지기를


노란색이 고루 퍼져서

준비가 된 것 같아요

보고 싶었던 이들 실컷 보게요


그런데 하늘에서


하얀 것들이 내려와요

사람들이 우산을 쓰느라

나를 안 봐요


추워요

시린 마음이 서러워

눈물이 나요


그런데 어딘가에서


강아지 한 마리 다가와

날 바라봐요

그리고 같이 울어요


엄마를 찾고 있대요

엄마가 나를 참 좋아한대요

내가 나오길 같이 기다렸대요


그래서 오늘은


강아지를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별처럼 반짝여서 엄마가 찾아오게요

꼭 봄을 만나게 해 줄 거예요




3월 30일이에요.

봄이어야 하는데 눈이 펑펑 내리고 바람이 차가웠던 날이에요.

지난주에는 모처럼 따뜻해서 봄꽃들이 허겁지겁 나왔더라고요.

23일에 간 선유도 공원에는 꽃이 한 개도 안 폈었는데 날이 따스했던

26일에 가니까 매화도, 목련도, 벚꽃도 서둘러 차려입고 나왔더라고요.

3일 만에 이게 되네 싶다가도 너희도 얼마나 나오고 싶었겠니 반갑고 고맙더라고요.

그런데 29, 30일에 세차게 눈을 맞았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봄꽃은 원래 눈을 볼 일이 없는 애들인데 눈을 맞고 병드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쓴 시입니다.


제가 꽃이 폈나 나무 위를 살필 때 삐삐는 땅을 살피더라고요.

그게 왠지 삐삐는 나무의 안위를 살피고 저는 예쁜 것만 쫓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지방에는 벚꽃도 만개해서 인스타그램에 예쁜 사진 많이 올라오지만

제가 사는 동네에는 아직 개나리 정도만 만개했고 이미 만개하고 지고 있어야 할

목련도 다 피지 못했어요.

그런데 목련 봉오리가 벨벳 같은 재질인 거 아세요? 늦게 피니까 봉오리도 자세히 보게 되더라고요.

참 귀한 아이구나 싶더라고요.


봄이다! 하고 외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날씨네요.

오늘 구글사진첩이 5년 전 사진이라고 보여주는데

그때는 삐삐가 원피스를 입고 목련꽃길을 걷고 있더라고요.

코로나가 이제 막 심해질 때긴 했는데 날씨는 따뜻했던 거 같아요.

코로나시기를 겪어낸 우리 모두에게 이제는 시련 말고 정말로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작년에 지은 시중에 이웃 아파트 화단의 꽃을 보며 지은 시가 있어 공유하며

오늘의 글도 마무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봬요!




명자는 숙자


강아지 킁킁 세상과 만날 때

어느 아파트 화단을 수놓은

보라색 꽃들이 부지런히 밤을 준비하길래

카메라를 들어 너희 이름은 무어니

물으니 종지 나물이란다

별명은 미국 제비꽃

갈 길 바쁜 강아지 인사하는 둥 마는 둥

부지런히 걷는 길에 빨강 꽃들이 보여

이름을 물으니 명자꽃이라고

명자 명자

우리 엄마 이름은 숙자인데

왠지 엄마를 닮았고

종지 나물이 몸에 좋다는 걸 알면

명자 같은 엄마가 한 아름 따고 싶어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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