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읽게 해주는 강아지가 있다?
믿을 구석이 뭐냐고 물어서
너와 책이라고 했어
책장에 책이 가득 차 있을 때
너의 눈에 내가 가득 차 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마음이 부풀어 올라
너와 도서관에 갈 때
풍선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되지
오늘은 오래 기다린 책을 받았어
읽을 생각에 신이 나
책 속으로 한걸음 두 걸음
걸어가 볼게
혹시 길을 잃어도
네가 날 찾을 거라 믿어
요즘 저의 주요 일과는 독서 그리고 강아지와 도서관 다녀오기입니다. (일하는 시간 제외)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다가 sns로 서평단 신청하면서 공짜책(?) 읽기에 빠져서
2023년부터는 매년 100권 이상씩 읽고 있습니다.
100권 모두 공짜책은 아니고요, 도서관 또는 내돈내산 책도 포함입니다.
2023년에는 유독 책을 많이 사서 얼추 100만 원 정도 썼더라고요.
그때는 진짜 신간을 누구보다 빨리 사서 읽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작년부터는 공공도서관 책 빌리는 것에 재미를 붙였어요. 특히 신착도서
예약 걸어놓고 풀릴 때 희열이 있어요. 하하.
작년 9월까지 다니던 회사 1층에 작은 도서관이 있어서 책 빌리기가 쉬웠는데
백수가 되고 나니까 저희 동네 좀 큰 도서관에 가려면 편도 30분을 걸어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10월부터는 삐삐와 함께 산책 겸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어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1층까지는 출입에 제한이 없어서 같이 갈 수 있었는데 산책코스로
딱이더라고요. 1주일에 한두 번은 꼭 같이 도서관에 가는 것 같아요.
독서모임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데 2022년부터 구청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독서모임을 지원종료 후에도 이어가고 있어요.
올해부터는 서울시에서 하는 힙독(1만 명 선착순)과 서울시교육청에서 하는 북웨이브캠페인(4천 명 선착순) 크루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독서생활)
정삐삐와 함께 독서모임에 나갈 때도 있고, 줌모임에도 함께 해요. (주로 난입으로 참여하는 삐삐)
힙독에서 '최애책'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걸 참여했는데 그때 올해 국제도서전 주제인 '믿을 구석' 이야기를 하면서 참여자들의 '믿을 구석'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저는 '책과 강아지'라고 답했고요.
책과 삐삐는 저의 정서적인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요. 둘 다 저에게 힐링되는 존재들입니다. 때로는 감동적이고 때로는 웃게 하며 때로는 정말 기대고 싶게끔 믿음직스러워요.
사실 저의 10년 후 꿈이 동네책방을 여는 거예요. 그걸 위한 빌드업이라고 생각하면 전 투자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때 가서 돈이 없으면 못 열 수도 있겠지만 책방 이름은 '삐삐네 책방'입니다.
작년 서울 어느 한 책방에서 열린 시모임에 6개월 참여했는데 그때 썼던 시가 있어 공유합니다.
비는 내려도 마음만은 뽀송한 한 주 보내세요~!!
포옹
서점에서 길을 잃었다
수없이 많은 책이 위태로워 보였고
같이 쏟아지고 싶었다
나는 책장에 꽂혔다
함께 온 개가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
웅성웅성 책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어요*
무엇이든 써보세요
그럼 개 이야기를 써도 될까요
저는 그것만 쓰고 싶은데요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깜빡 졸고 있던 개가
소 울음소리를 냈다
장애인 여성 차별에 관해
당신을 이어 말한다*
다음은 네가 말할 차례
저는 잘 모르는데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고
그 손이 따스해서 그대로 있고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개가
두 발로 서서 내 다리를 긁었다
개를 품에 안으니
모르는 이들이 함께 안겨 있었다
*노라에프런,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반비, 2021
*멜라니 조이,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메멘토, 2021
*이길보라, 당신을 이어 말한다, 동아시아, 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