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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replay Oct 20. 2021

제대로 이야기한 걸까?

알라스카 - 맛있는북극이야기

나는 제대로 이야기한 걸까?

‘알라스카 - 맛있는북극이야기’ 만화를 그리는 기분은 늘 비슷하다.

나는 제대로 이야기한다고 한 것 같은데 '제대로 읽은 걸까?'


이 화는 가장 처음 그렸는데 마지막으로 온 이유가 이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제법 생활하다 처음 꿈이었던 만화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이 걸려 돌아왔지만 잘 그릴 수 있지 않을까 근거 없는 희망과 자신감에 부풀었었다. 주변 친구들한테 첫 화를 보여준 후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생각을 그림과 글로 풀어내는 건 나름 자신 있었는데 만화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리는 건 일러스트레이션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한 일이었구나. 그래도 인스타에도 꾸준히 연재하고 공모전에도 냈다. 기대만큼 반응이 없었다. 이래서야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설산 정상까지 끌려 올라간 ‘핑’과 마찬가지 꼴이다.   

  

‘알라스카 - 맛있는북극이야기’는 자극적이거나 웃기지 않는다. 돌아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피식~ 웃음을 지을 정도로 귀여우면 더 좋겠다. 그리는 내내 “내 이야기를 상대에게 잘 전하고 있는가?”에 자신이 없었다.


망설이며 오해한 채 혹은 오해당한 채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글과 만화를 동시에 써보면 어떨까?  어쩌다 보니 몇권의 책은 냈지만 나에게 글을 쓰는 건 늘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한편, 한편 글을 썼다. 브런치 연재를 하며 제일 기뻤던 순간은 ‘글을 읽으니 왜 이 만화를 그렸는지 알겠다.’는 댓글이었다.     


여전히 “제대로 이야기한 걸까?” 자신은 없다. 공감은 어려운 것이고 그렇기에 그 공감의 순간이 참 소중하다.

 ‘알라스카-맛있는북극이야기’ 는 이제 여기서 잠시 멈춤이지만 새로운 소식과 이야기로 만날 기회를 간절히 기대한다.     


ps. 제 글을 읽어준 모든 분들, 지치지 않게 댓글 달아주고 공감을 표시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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