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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시헌 Feb 24. 2024

눈 쌓인 집에 사는 꿈을 꾸었다.

짙은 보랏빛, 어두운 하늘에 눈이 수북히 쌓인 숲을 걷고 있었다. 살얼음 낀 개울가를 지나 도착한 곳은 작은 나무 집 앞이었다. 잔잔한 빛을 머금은 집은 무척이나 아늑해보였다. 멀리서 보았기 때문에 문이며 창문이며 굴뚝 같은 건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저 안에는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같이 살아, 이 적적한 숲 속에 홀로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꿈 속에서 떠올랐다. 마치 어떤 정보인 것처럼, 어느 한 미래의 운명 한 조각을 예언하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집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잠에서 깬 뒤 나는 이런 삶을 살기를 간절히 빌었다. 단순히 겨울숲의 작은 나무집이라는 공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을 꿈 속의 나처럼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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