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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환 Dec 27. 2020

이해,수용,개방 그리고 용기

심리학독서모임 12월 마지막 글

제31기 감정평가사가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은 1년에 한번, 약 200명(?)의 합격자를 배출합니다. 이번엔 31회 시험이었고 매회 180명에서 200명의 합격자를 배출합니다. 저는 감정평가사 14기이니 이번에 합격한 친구들과는 17기가 차이가 나네요.헉-.-

합격자발표가 마치면 각 법인들은 내년에 함께 할 합격생들을 뽑습니다. 신입평가사들을 서류면접 및 대면면접 등을 통해서요. 제가 있는 가온감정평가법인도 마찬가지이고요. 제가 회사의 기획이사이다보니 대표님을 포함하여 다른 집행임원분들과 면접을 보고 채점을 하고 우리법인에서 일할 수 있는 원석들을 모셔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이력과 앞으로의 포부 등이 훌륭하게 적시되어 있습니다. 요즘 감정평가사 자격시험을 통과할 정도면 훌륭한 인재들이 아닐 수 없죠. 눈에 띄는 자기소개가 있어서 기억합니다. 특기란에 <고민상담>이라고 적혀 있는 감정평가사였습니다.


"평가사님은 특기가 <고민상담>이에요. 정말 특이한데요?" 한 집행임원이 물어봅니다.


"예. 제 특기는 고민상담입니다. 특기를 뭐라고 적을까 망설이다가 <고민상담>이라고 적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편입니다. 일단 들어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계속 들어주다 보면 제가 말 할 필요가 없이 상대방이 고민이 정리되고 문제를 해결하더라고요. 저는 단지 고민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인데요. 그 분들과 호흡하고 상담을 해주다 보니 어느새 문제가 조금은 풀려있더라고요. 한분 한분 그렇다 보니 다른 분들도 제게 와 고민을 상담하고 어느새 제 특기가 <고민상당>이 되어있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감정평가하는 과정에 클라이언트나 다른 이해관계인과는 어떤 태도로 임하실건가요?"


"네. 제 특기를 적극 살려보려고 합니다. 감정평가과정에서 그 결과가 의뢰인의 요구에 불만스럽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저는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를 무작정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난처함, 어려움 등을 선취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겁니다.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대안적 방법 들도 출될 수 있으니까요. 세상에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제 특기를 적극적으로 살려서 의뢰인들이나 이해관계인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해결하려고 합니다."


아..이친구 물건입니다. A대학에서 부동산학과를 전공했다고 하는데 이 친구 다른 회사에 빼앗기기 싫었습니다. 자기소신이 뚜렸하다 못해 선명하니까요. 이 친구 다른 회사에 빼앗겼을까요? 아닙니다. 꽉 잡아두었습니다. 내년 이 친구와 함께 할 1년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저자는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인간변화의 필수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데는 책임이 따르게 되고 이에 수반된느 용기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변화는 일종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각 개인이 지니고 있는 문제들은 일련의 개인적 "질서"속에서 파생된 것이고, 새로운 "질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질서", 즉 혼란의 상태를 경험하게 됨을 뜻한다.

하나의 질서를 깨고 다른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 자신을 수용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개방하는 용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 치료의 선물, <역자서문> 중에서-  


12월 한달동안 학인들과 심리학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한권의 책 <치료의 선물>을 읽고 책이야기, 사람이야기, 마음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코로나 19때문에 오프에서 독서모임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카카옥톡 채팅창과 저마다의 담벼락(블로그)에 쌓인 글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었습니다.


심리학독서모임은 심리학이라는 생경한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부 수업처럼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1주일에 한번 글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책을 보고 책을 요약하기도 하고, 책에서 파생된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의 이야기,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하고 치유합니다.


저도 이렇게 3편의 글을 쓰고 이제 12월 마지막 글로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역자는 "하나의 질서를 깨고 다른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 자신을 수용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개방하는 용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작으로 세가지를 기억합니다.

자신을 이해하는 것, 자신을 수용하는 것,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서 저는 제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시간의 도움도 있었지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그 저변에는 자신을 개방하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관심없어 하는 아주 하찮은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제 이야기를 털어놓고 홀가분할 수 있었습니다. 털어내는 과정에서 제 스스로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우리 회사의 원석이 될 <고민상담>이 주특기인 이 친구의 말처럼 스스로가 정리가 된 셈입니다. 물론 학인들의 응원의 말들이 더욱 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한달 내내 너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친구님들


새해가 몇일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는 보다 저 성숙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 12월의 인연 너무 감사합니다. 제게 정말 선물같은 한달이었습니다. 이 한달을 있게 한 나코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학인들께 감사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1월에 뵙겠습니다.


참..우리 <고민상담>이 특기인 감정평가사님에게 한 말이 있어 남깁니다.

"평가사님, 평가사님의 고민은 제가 들어드리겠습니다. 내년 가온과 함께 성장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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