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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Oct 14. 2024

사람에 대하여

so lonely






참고 참다가 결국에 터져 나오는 게 감정인가 보다. 살다 보니 사람이 복잡 다난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떤 사람이 화를 냈다면 그 화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얽히고설킨 과거의 상처와 이유들의 복합체일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동안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렇게 이분법으로 사람을 구별했었다. 그리고 그 분류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적잖이 당황했는데 그게 당연한 거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선악설도 성선설도 모두 맞지 않다. 사람 안에는 빛과 어둠에 따라 선과 악이 달라지는 하나의 거울이 있다. 거울에 비친 사람의 모습은 어떨 때는 웃고 어느 때는 무섭게 보인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사람의 본질에 닿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속고 속이는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에게는 진심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말이든 행동이든 어떤 것이든 내게 증명해 주면 좋겠다.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의 속 마음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행동이 앞서는 그 사람의 따스한 한 마디를 기대하고 그렇게 내 마음이 냉온탕을 오갈 테지.


작은 변화에도 미어캣처럼 무슨 일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어떤 메시지인지 알고 싶어 한다.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길 그럼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부끄러워 도망쳐버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용기를 가지려면 아직 멀었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내 갈길을 가련다 하는 멋진 자세가 그립다. 눈치 보고 시선을 의식하는 나는 멋지지 않지만 그보다 내가 괴짜처럼 보이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결국엔 이러지도 저러지고 못하고 왔다 갔다 반복한다. 히어로가 와서 나를 구해주고 길을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건 바라는 이야기 일 뿐이다. 나 말고는 아무도 나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참으로 외로운 존재구나. 결국엔 혼자 구나라는 결론에 이른다. 힘이 안 난다. 이렇게 월요일을 맞이할 수는 없는데. 기대되지 않는 일주일이지만 물 흘러가듯 보내봐야겠다.



#사람
#감정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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