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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모자 Oct 17. 2024

나 때문에 관둔 직원이 #명 정도?

젊은 직원 퇴사율이 높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대표적으로는 공무원 조직이 그렇고, 대외적으로 자주 언급되지 않을 뿐, 민간 영역에서도 입사 5년 이내 청년 직원들이 금방, 그리고 많이 퇴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공무원 퇴사율과 관련해서, 인사혁신처에서 모 국회의원에 제출한 '최근 10년간 일반공무원 퇴직 현황' 자료에 의하면 재직 기간 1년 미만 공무원의 연간 퇴직자 수가 2014년에서 2023년까지 5.6배 급증했고, 1년 이상 5년 미만 재직자 퇴사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회사에 입사해서 몇 개월 다녀보고 안 맞으면 다른 회사로 떠나버리는 경우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조직의 입장에서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 될 수 없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장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이직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기 위해, 좀 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기 위해 등 이유야 다양하지만, 결국 본인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직장을 다니기 위해 이직을 한다. 회사를 옮김으로써 본인의 직장생활이 더 나아졌다면 성공한 이직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옮길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퇴사자 본인에게 이로운 이직보다는 안타깝게 이루어지는 이직이 꽤 많다는 것을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다. 상사나 동료와의 불화, 조직문화 부적응 등 본인은 계속 그 회사를 다니고 싶지만 조직 내 어떠한 요인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옮기는 경우이다. 주변 동료들이 잘 챙겨주고 도와줬다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일으킬 만한 나쁜 문화를 없앴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인력 상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탈출이 잦은 직장에서는 이런 현상에 크게 기여하는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본인 입으로 자기 때문에 3명이 관뒀녜, 4명이 관뒀녜 자랑하듯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직원들이다.


같이 일하는 상사, 동료가 싫어서 퇴사하는 경우는 꼭 그 퇴사자의 주변에 퇴사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조직 내에 부조리를 만들고, 주변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느끼게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부류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당해봤거나, 제3자 입장에서 경험한 부류는 크게 3가지이다.




1. 근무시간 외 연락, 다혈질 소통 등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강한 긴장을 유발하는 직원

     - 자기 업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부사수라고 흔히 말하는 후배직원에게 업무에 대한 자신의 불타는 열정을 전수하려고 하는 경우이다. 업무시간 외에 업무에 대한 불안감이 올라오거나 또는 갑작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업무에 관한 지시나 조언 등을 아무 때나 전화해서 전달하는 것을 많이 봤었다. 다음 날 출근했을 때 얘기해서 근무시간에 처리하게끔 하면 되는데, 생각났을 때 바로 전화 또는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을 보고 뭐가 대체 불안하길래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당장 본인의 불안감을 추스르고 싶거나, 잊어먹어서 문제가 생길까 봐 겁먹어서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불같이 화내는 경우들도 많이 봤다. 본인이 지시한 대로 하지 않아서, 잦은 실수나 업무요령 미숙지 등 성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불같이 화내는 사람들이 있다. 지적하고 혼내는 것을 넘어서, 신경질을 내고 고압적인 태도로 막말을 하는 것은 다른 직원에게 화풀이하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 대부분,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해 화가 나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본인들에게 얼마나 업무가 중요한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같이 일하는 직원에 대한 배려심을 잊어먹을 정도로 업무에 집착하면 같이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공과 사는 지켜야 한다고 하듯이, 조직 내에서 서로 공적인 관계라면 극단적인 감정 표출은 참을 줄 알아야 한다.


2. 업무에 대해 알려주는 것 없이 꼽주기만 하는 직원

     - 직원 교육, 후배 양성에 관심이 없는 회사에는 이런 직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업무에 대해 사전에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 없이, 알아서 혼자 배우라고 대충 겉핥기식으로 알려주고 정석대로 못하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경우이다. 옆에서 참견질하는 것처럼 은근히 얄미운 때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어이없었던 사례는 사소한 행사 의전에 대해 먼저 알려주는 것 없이 본인 생각대로 안 했다고 한심하다는 듯이 지적하는 경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주고 잘못하면 혼나도 할 말이 없는데, 일부만 대충 알려주고 눈치껏 하라고 던져놓는 사람은 이렇게 하면 어떡하냐고 면박을 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이런 부류들은 업무 교육을 해주기는 귀찮은데 후배직원이 알아서 잘해줬으면 하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다. 물어보는 것만 알려주고 또는 물어보지 못하게 하고 업무에 대한 교육은 없이, 알아서 찾아서 또는 판단해서 그것도 잘했으면 하고 기대하는 것은 자기밖에 모르는 팀워크 부족에 직무유기이다. 곁에 있는 동료를 챙겨주지 않는 것이고, 협업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기 일만 하면 장땡이라는 사일로 조직은 효율성과 창의성 부족으로 장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동료애는 사생활 공유가 아닌, 업무수행에 관한 적절한 교육 제공과 필요할 때 충분히 소통하는 태도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3. 자기 말만 맞다고 하면서 동료들의 의견은 무시하는 직원

      - 이런 고집불통은 직원들 간 협업을 망가뜨린다. 본인의 주장을 관철하는 것뿐만 아니라 양보도 하며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이해관계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지만, 이런 관념을 거부하는 직원들이 어딜 가나 꼭 있다. 자신이 선배라서 더 잘 안다는 이유로, 밑도 끝도 없이 본인 생각만 현실화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서 등 자기 자신에 매몰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 의견만 고집하며 조직 분위기를 흐리곤 한다. 기본적으로 동료들의 의견을 무시하면 같이 원활하게 일할 수가 없다. 자기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동료직원이 고집불통인 직원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협조해줄 사안도 안 해주게 된다. 꼴 보기 싫으면 도와주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니까. 타 부서 직원과 원활하게 협업하고 싶다면, 같이 일하는 상사, 동료, 후배 직원과 분위기 좋게 근무하고 싶다면 상대방 의견도 존중하고 수용하면서 서로의 감정선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같이 일하기 좋은 직원은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조화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 욕구만 충족하는 게 아닌, 다른 사람의 욕구도 충족시켜 주고 배려할 줄 알아야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이라고 타인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배라는 이유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후배직원과 종속적인 관계로 지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태도로 임하면 후배직원 입장에서 어떻게 좋은 감정을 갖겠는가.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선배, 같이 일하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많은 동료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툭하면 기업경영과 관련해서 등장하는 단어가 협업, 창의성 같은 단어인데, 이것들은 팀워크가 강한 조화로운 조직문화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퇴사율 감소, 근무만족도 등 회사 입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개인의 입장에서 감정적으로는 즐겁게, 업무적으로는 편하게 더욱 지내기 위해서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역지사지 자세는 꼭 필요하다. 조직이, 그리고 직원들 개개인이 서로에게 좀 더 세심해지면 직장이 모두에게 다니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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