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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사가 나리 Feb 13. 2023

같은 장소, 다른 의미 & 같은 시간, 다른 추억

스텔라 장의 L’amour, Les baguettes, Paris

    오디오 플랫폼에서 샹송 가르쳐주는 방을 열면서, 스텔라 장의 노래  L’amour, Les baguettes, Paris라는 프랑스어 노래를 선택해서 세션을 열었다.  멜로디도 상큼하고 노랫말도 예뻐서 이 곡을 불러보고 가르쳐주고 싶었다. 물론 사랑스러운 뮤지션 스텔라 장을 무척 좋아하기도 한다.


    첫 파트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C’est drôle, je ne sais pourquoi

              ça me fait toujours penser à toi

              pour plein d’aut’gens,

              c’est la magie, l’amour, les baguettes,

              Paris


    프랑스어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영어와 한국어로 다시 바꿔보겠다.


              It's funny. I don't know why

              it always reminds me of you

              for many other people

              it's magic, love, baguettes

              Paris


            참 재밌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난 항상 네 생각이 나네

            파리라는 도시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법의 도시, 사랑의 도시,

            바게트가 떠오르는 곳이겠지



      한국어로는 좀 느낌을 더 넣어서 의역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그중에서도 파리를 떠올리면 예술과 사랑, 바게트 빵과 낭만적인 풍경을 먼저 생각해 낸다. 하지만, 이 노래의 화자는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과 보냈던 시간, 추억, 감정들이 떠오르는 장소가 파리라고 노래하고 있다. 그와 걸었던 거리에 갈 때마다 그의 웃음, 그의 말소리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것을 화자는 체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텍사스에 산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묻는다. "아, 텍사스는 사람들이 길에 말 타고 다니나요?"  "텍사스 무섭지 않아요? 전기톱 살인사건 일어난 곳이잖아요."   "텍사스에서는 사람들이 막 총을 허리에 차고 다닌다면서요? "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텍사스도 길에 차 타고 다니고요."  "텍사스, 매우 조용한 시골 같은 곳이에요." "저는 아직 총 차고 다니는 사람은 못 봤어요."


     어떤 특정한 공간과 시간, 혹은 사물과 사건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이 없다면, 일반화되고 객관화된 의미로 그 대상을 소화하고 이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그와 내가 다른 방식으로 그 시간, 그 장소를 기억하게 될 수도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매우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각자에게 유리한 형태로 그 시간을 기억하고 추억할지도 모르겠다.


     난 과거의 기억들 가운데 가능한 한 예쁜 추억들만 오래 기억해 내는 것 같다. 울트라 슈퍼급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쭉 그렇게 살 것이다.


     어차피 자기 방식대로 세상과 인생의 시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우리 자신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오늘도 스텔라 장의 노래를 들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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