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알려주는 최소한의 돈 공부
주식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당신은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가?
처음엔 주식 유튜브를 보며 그들이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종목을 따라가보기도 하고, '너한테만 알려주는 거야, 다른 사람에겐 절대 말하면 안돼!'라며 장밋빛 미래를 암시하는 지인의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차트를 보고 투자할 수도 있고, 실생활에서 자주 보이는 기업을 매수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사업보고서를 열심히 읽으며 재무제표, 사업의 성장성, 안정성을 분석해서 투자할 수도 있다.
공부를 죽어라한다고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마음가는대로 투자한다고 무조건 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을 때까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서는 그 정답이 어느 날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질 일은 없다.
<박곰희 투자법>에는 절대 지지 않는 투자 전략으로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꾸준히 수익을 내며 탄탄한 자산을 만드는 기적의 투자법이자 대박은 못 내더라도 소중한 돈을 절대 잃지 않고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인 '자산배분 투자'에 대해 알아보자. 자산배분 투자란 간단히 말해 주식, 채권, 부동산, 금 등의 다양한 자산군에 적정한 비중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말한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내가 가진 금액이 천만 원이라면 그것을 자산마다 나눠서 투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자산배분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금이 크지도 않은데 자산을 배분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뭘까 하는 의문과 함께 뒷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어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산 배분은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중점에 둔 방법이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꿈꾸고 있다면 자산배분 투자에 눈길을 줄 여유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정말 잃지 않는 투자를 원한다면 그리고 시간의 힘을 활용해 소액자산을 눈덩이처럼 키우고 싶다면 자산배분 투자는 좋은 해답이 되어줄 수 있다.
위 그래프는 투자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다.
급등주, 테마주, 타이밍을 활용한 단타매매로 대박 수익률을 노리는 A와 직장 일과 주식투자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는 힘들 것 같다며 자산배분 투자를 선택한 B. 특정 방식의 모든 투자자가 위와 같은 수익률을 낸다고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B의 누적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시기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워렌 버핏이 말한 투자의 원칙을 알고 있는가?
첫째, 절대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마라.
그의 말을 가장 쉽게 실현시킬 수 있는, 절대 잃지 않는 투자법이 바로 자산배분 투자다.
자산배분 투자의 또다른 장점은 하루 종일 피말리는 주가 흐름을 보며 전전긍긍할 일이 없고, 아인슈타인이 8번째 불가사의라고 언급했다는 복리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산 간의 상호보완성으로 하락장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절대 잃지 않고 티끌 모아 태산을 실현할 수 있다.
우선 자산배분 투자의 수익률에 대한 의심을 줄이고 넘어 가야할 듯 하다. 1986년 미국의 투자가인 게리 브린슨이 90개 이상의 연기금의 10년치 투자 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산 배분이 투자 성과의 91.5%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종목선정이나 시장 예측은 아주 미미한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기금 운용계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스웬슨 역시 자산배분 방식으로 예일대 기금을 세계 최고의 대학기금으로 만들어냈다. 당시 안전자산 중심의 기금운영방식을 변형해 주식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투자로 30년 간 예일대 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10%이상을 올리고 있다고 하니 대단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변동성의 방향이 다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처음에 정한 비율로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며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된다. 초보자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현금자산, 안전자산, 배당자산, 투자자산으로 나누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 한 자산이 떨어질 때 다른 자산으로 방어할 수 있는 안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자산배분은 미래를 맞출 수 없다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령, 주식 가격이 상승했다고 해서 '지금 가격은 비싼데 떨어지면 살까?'와 같은 개인의 예측은 무의미하다. 매월 40만원을 10만원씩 각 자산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꾸준히 그대로 사면 된다. 흔들릴 것 없다.
(*리밸런싱: 정해진 일정 주기마다 현재 포트폴리오의 자산별 비중을 목표비중으로 조정하는 것, 네이버 지식백과)
가격변동으로 인해 처음 생각했던 포트폴리오 비중이 달라진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은 리밸런싱을 해주어야 한다. 주식의 비중이 오르고 금의 비중이 줄었다면 주식을 팔아 금을 사야 한다. 그 시기는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하니 아주 좋다. 단, 주식시장의 급락을 불러온 코로나 사태처럼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는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때에는 포르폴리오 비중이 낮아진 주식을 다른 자산들과 맞춰주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자산을 팔아 가격이 떨어진 주식을 저가 매수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자산배분 투자는 복리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안전한 투자법이기 때문에 10년 이상 장기투자를 통해서 그 이점을 살려야 한다. 사고 파는 투자의 묘미를 즐긴 순 없겠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붉은 계좌를 보며 웃음지을 수 있다면 우리의 자산은 탄탄해질 수 있다.
주식 종목을 고르는 번거로움도 없고, 국내 주식할지 미국 주식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수수료도 적고, 금이나 채권, 달러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산배분이 어렵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게 바로 ETF투자다. ETF만을 활용해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증권거래 앱에서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사듯이 채권, 금, 달러 등을 살 수 있다. (아래 사진의 종목들은 단순 예시다.)
자산배분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모든 시장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해서 만들어진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도 있고, '복잡한 건 싫어!' 단순히 주식과 채권만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아예 주식, 채권, 금, 현금을 25프로씩 가져갈 수도 있다. 또 일부는 자산배분을 하고 일부는 개별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자신만의 투자 철학과 목표 수익률에 맞게 결정하면 된다.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은 말그대로 최소한의 돈 공부이므로 자산 배분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제대로 된 자산배분 투자를 위해 더 공부를 해보았으면 좋겠다. 방법을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지식을 쌓는 데 먼저 시간을 투자하고, 돈을 넣는 투자는 그 이후에 실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