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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잎 클로버처럼 행운을 바라는 마음

네가래 - Water Clover

by 로데우스


네잎클로버를 닮은 수생 양치식물 네가래(Water Clover)

여름철에 뿌리 줄기에서 검정콩 같은 포자낭을 맺는다.

포자낭 과탁을 보기를 기다린 어느 해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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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래는 고사리 진화의 중요한 역할을 한

박벽포자낭군(Leptosporangiate)에 속하는 양치식물이다.

그럼에도 육상에서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또다른 진화를 연출했다.


단순히 물 속에서 살게된 물고사리와 달리

네가래는 현화식물인 네잎 클로버 같은 잎을 가진

고사리 같지 않은 수생고사리로 거듭났다.


또한 뿌리줄기에서 콩알같은 포자낭과(胞子囊果)가 달리고

포자가 익어 발아할 때는 포자낭과 끝이 열려

우무질로 된 포자엽과 포자낭이 나오는데 도롱뇽의 알처럼 보인다고 한다.


네가래(Clover fern)는 주로 남부지방에 자생하며

서울에 있을 때 무척 보고 싶었다.

제주에 와서 네가래를 보고 흥분했고,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양치식물 자연사 책에서 날두빵 이야기를 읽고

네가래의 포자낭을 보고 싶어 열정을 태웠던 제주의 시간이었다.

호기심의 촉수가 닿은 자리에 깊이 빠진 네가래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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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래 새순


야생화에서 꽃과 열매를 보듯

양치식물에서 새순과 포자낭군을 보는 것은 필수 코스이다.

신발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네가래 잎줄기를 헤치고 물 속에서 새순을 찾는다.


물 속에서 펼쳐지는 나선형 새순의 잎의 펼침은 신비의 관람 포인트이다.

꽃여뀌의 아름다운 꽃을 찍으려 물고기의 간지러움을 느꼈던 서산의 추억처럼

네가래 새순의 여러 모습을 담으려고 허리의 통증도 참는 제주의 시간이다.


새순을 찍는 마음은 어린 아기의 손을 만지는 것처럼 흥분되고 설레는 순간이다.

이 새순이 자라 예쁜 네 잎이 생기고, 행운의 마음을 선물하는 네가래가 된다.

새순을 보았으니 이제 포자낭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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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래 잎 / 털이 없이 매끈한 잎(좌), 겨울에 눈보라를 맞은 잎(우)


학국식물도해도감 2 양치식물의 네가래 포장낭과(胞子囊果) 세밀화는

네가래의 포자낭을 찾아야 한다는 명제처럼 보였다.

또한 양치식물 자연사의 날두 이야기는 포자낭이 벌어져 아교질의 과탁을 봐야겠다는 기대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네가래(Marsilea quadrifolia)는 잎에 털이 없다.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네가래(Marsilea drummondii)는 잎에 털이 있다.

잎에 털이 있는 드루몬드 네가래의 포자낭과를 날두(Nardoo)라고 부른다.


호주 원주민은 이 날두를 가루를 낸 뒤 물과 반죽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네가래속(Marsilea)은 포자낭과의 벽에 아교질의 과탁이 있는데, 이 아교질이 식용 가능한 부분이란다.

그런데 이 날두에는 고사리의 3배 이상, 잎에는 100배 이상의 티아민 분해효소(thiaminase)가 들어있다고 한다.


원주민들은 특수 조리법으로 이 독성을 중화시켰는데

탐험가들은 특수 조리법을 무시해서 영양실조로 죽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책에서 읽고 무척 흥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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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래 포자낭과 / 털이 많은 갈색의 포자낭과는 검게 익어 검은콩 같이 된다.



네가래 포장낭과는 물속에서 찾기가 힘들다.

물이 빠져 노출된 바위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콩알처럼 작은 네가래의 포자낭과를 발견했던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포자낭과가 벌어져 포자병(아교질의 과탁)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렸다.

몇 번이나 찾아가 과탁이 나왔나 확인했고

눈보라 치는 한겨울에 포장낭과 설경을 찍으려고 달렸다.


그러나 끝내 포자낭과는 벌어지지 않았다.

네가래 포자낭과를 칼로 쪼개서 그 속을 촬영했다.

LCD 화면을 확대하니 아교질의 과탁(흰색)이 보인다.


그런데 포자낭과는 수십 년 동안 휴면상태로 남아있을 수 있단다.

그래서 미국에서 대부분의 번식은 부분 뿌리줄기를 통해서 한다고 한다.

구굴 검색에서도 과탁 사진이 찾을 수 없는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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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래는 대포자낭(암포자)과 소포자낭(수포자)을 갖는다.

사진에서 노란색이 대포자낭(암포자)이고

소포자낭은 대포자낭 옆에 흩어져 있는데

너무 작아 사진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종명 / 네가래

학명 / Marsilea quadrifolia

과속명 / 네가래과(Marsileaceae) 네가래속(Marsilea)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북부, 유럽의

논밭, 늪, 연못 위에서 자생하는 수생 양치식물이다.

물 위에 잘 뜨도록 넓적하게 형성된 잎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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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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