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썼던 날,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멈춘 덕분에, 다시 나에게로

by 부엄쓰c


그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다리를 침대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늘 그래왔듯, 그날도 마음과 작은 전쟁을 치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엔,

그 전쟁에서 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시간이 꽤 흘렀고,

브런치에서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연재를 이어가고 있었다.

매일 새벽, 한 문장씩 나를 붙들며 써내려가던 날들.

그 시리즈를 완주했지만,

완성이란 말보다 더 어울리는 건 ‘소진’이었다.


그 후에도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썼다.

일상의 감정을 기록하고,

이웃과 교류하고,

댓글에 답하고,

매일 새벽이면 커피를 내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어느 날,

더는 이야기를 이어갈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날 오후,

나는 기운 없이 하루를 흘려보내며

그저 조용히 버티고 있었다.

글도, 마음도, 어느 것 하나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왜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소설가가 되고 싶어서.”


그랬다.

나는 나를 살리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새

‘나를 살리는 글’이 아니라

‘멈추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글’을 쓰고 있었다.


그 밤,

나는 연재의 마지막 글을 조용히 써내려갔다.

마음속에 정해둔 분량을 채우지 않고

그저 멈추기로 했다.

그건 나로서는 꽤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글을 쓰다 보니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나에겐,

새벽보다 충분한 잠이 먼저 필요하다는 걸.


그날 이후,

나는 조금 더 자려고 애쓰고 있다.

나를 덜 몰아붙이기로,

쉬는 것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날 나는

모든 걸 그대로 두고 쉬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괜찮아,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내가 만든 그 문장이

그날 밤, 나를 가장 따뜻하게 살리는 주문이 되었다.


불 꺼진 방 안,

고요 속에서 나는 겨우 숨을 돌렸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오늘의 실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날,

나는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중이었다.



나에게 남기는 말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나를 살리는 쪽으로 돌아가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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