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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Sep 11. 2024

건강한데다 목넘김까지 좋은 아침쥬스 레시피!

사과 당근 마 쥬스



아침마다 ABC 쥬스를 마신다고 말한 적이 있다. 


6년 전부터 아침마다 먹던 토스트와 커피 그리고 과일을 먹고 건강하게 살았다. 


하지만 건강은 한데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았다. 


브이넥 티셔츠를 입어도 라운드 티셔츠 처럼 보이고, 

라운드 티셔츠를 입으면 옷이 내 목을 조르는 것 같고, 

심지어 신발을 신어도 두툼한 발 때문에 모냥이 나질 않으니 

옷도 사기 싫고, 신발도 사기 싫더라. 

나중에는 거울조차 보기 싫더라. 


안되겠다 싶었다. '건강한 돼지'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ABC 쥬스였다.





처음 ABC쥬스를 마실 때는 '내가 이러다 굶어 죽겠다' 싶었다. 왜 아닐까. 

매일 아침 10그램짜리 라 꽁비에트 버터를 따끈하게 구운 식빵 위에 얹어 고소한 풍미를 즐기던 나였는데, 

게다가 제철 과일 네 다섯 가지를 디저트로 먹었던 나인데, 쥬스 한 컵이라니. 


너무 불안하고, 내가 '안되보여서' 계란 후라이 하나를 얹었다. 

그렇게 한 달을 먹었더니, 요령이 생기더라. 맞다, 귀차니즘. 

그게 문제였다. 


제아무리 좋은 음식도 만들기 귀찮으면 한 번 두 번 빼 먹다가 나중에는 아예 안 먹게 된다. 

계란 후라이가 그랬다. 

나중에는 비트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전자레인지에 5~6분 쪄내어 식힌 후 냉장고에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먹어야 하는데, 그게 일이 될 줄이야. 그래서 '귀찮아 귀찮아' 하다가 찾아낸 것이 '안동 마' 였다. 


'안동 마'는 우리 아버지가 좋아하던 것. 

술을 겁나게 좋아하던 우리 아버지는 다른 몸에 좋은 것들은 싫다 하시면서도 '안동 마' 만큼은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대로 받아드셨다. 그럴 때 마다 아버진 내게 이렇게 말하셨다. 


"남자한테는 이게 왓따다!"


그래서일까. 한창 일이 바쁘고 힘들 때 마다 나는 '안동 마'를 챙겨먹었다. 

두유에 함께 갈아 마시거나, 썩썩 잘라서 소금뿌린 참기름에 찍어 먹기도 했다. 

아버지를 닮아 '마 알러지'는 없기에 망정이지 '마'가 맞지 않았던 내 친구는 

나를 따라 하다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으로 직행했다. 


여튼, 오늘 까지 석 달째 '사과와 당근 그리고 안동 마'를 함께 갈아서 쥬스를 만들어 먹고 있다. 


남들은 갈린 과육들이 입에 걸려서 착즙을 해서 마신다는데, 

나 같으면 그럴 바엔 아예 V6 같은 시판쥬스를 마시겠다.  

이틀마다 공을 들여 이렇게 굳이 만들어 먹는 건 온전히 마시고 싶어서다. 


통째로 갈아 만든 쥬스를 한모금씩 씹으면서 마시면 침이 나와서 소화가 잘 된다. 

또한 식이섬유를 함께 먹는 셈이니 장건강에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 

게다가 '마이크로바이옴'이라 해서 수십수백조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하는 장내세균들에게 이보다 좋은 먹거리는 없다고 한다. 얘네들이 좋은 것을 먹어야 내 몸이 따라 좋아진다. 내가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을 먹으면 마이크로 바이옴도 따라 이를 먹고 흡수하면서 장내세균이 건강을 잃고 나아가 내 몸 건강도 잃어버린다. 


더 자세한 내용은 넷플릭스에서 <건강을 해킹하다: 장의 비밀>을 확인하기를. 

건강한 몸을 위한 음식이 뭔지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ABC 쥬스를 마시던 내가 요령을 피워 지금은 사과와 당근, 그리고 '안동 마'를 넣은 쥬스를 마시고 있는데, 그게 꽤 괜찮다는 것이다. 그래서 '레시피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레시피'를 소개할까 한다. 






우선 사과 반쪽과 당근 적당한 것 한 개, 그리고 '안동 마' 70 그램 정도를 준비한다. 


요즘 사과는 꿀이 박혀 있는 게 보일 만큼 달고 아삭하다. 


프랑스 여성들이 옷을 잘 입고 건강한 이유는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할 때 차를 타지 않고 멋지게 차려 입고 

회사까지 걸어가면서 맛난 사과 한 개를 씹어먹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도 틀린 말이 아닌 게 예쁘게 잘 차려 입었으면 마음껏 뽐내며 걸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냥 걷기 심심하니 사과 한 개 먹어가면서 걸으면 얼마나 좋은가. 

아무리 생각해도 잘 차려입고 난 뒤 몸을 구겨넣어 차를 타고 운전하는 건 쫌 아닌 거 같다. 


그 점에서 이것 저것 귀찮다면 매일 사과 한 개라도 먹기를 추천한다. 




당근은 건강의 대명사 '말(horse)'의 주식이란 점에서 두 말 하면 입아프다. 

눈에도 좋고, 이에도 좋고, 장에도 좋은 것이 당근이다. 

당근을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부작용을 타는 과일이나 채소는 의외로 몸에 좋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당근이 몸에 맞는다면 즐기는 게 몸에 좋다. 잘만 찾아 먹으면 얼마나 달고 맞난지. 

특히 '제주 당근'을 추천한다. 



'안동 마'는 옛날 고급 술집에 안주로나 만날 수 있는 귀한 재료였다. 

원기회복과 정력에 좋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마는 특유의 점성이 있는데, 이것이 쥬스를 만들 때 함께 섞이면 다소 거친 과육과 합해져서 

목넘김을 편하게 한다.  



이 셋을 잘 씻은 뒤, 사과는 껍질 채 갈아내고 당근과 마는 필러로 껍집을 벗겨낸 후 갈아주면 된다. 

주의할 점은 과일과 채소만 넣고 갈면 절대로 갈리지 않는다는 사실. 

물을 넣어줘야 한다. 나는 250ml를 넣고 함께 갈아낸다. 








이 쥬스를 위해 따로 미니 블랜더를 구입했는데, 필립스에서 파는 제품인데 이게 참 편하고 좋았다. 


집에 도깨비 방망이부터 쥬서기가 여럿 있지만, 쥬스용으로 따로 준비를 하면 씻는데 신경을 따로 쓸 필요가 없고 이 제품은 사이즈가 적당한 데다 따로 텀블러가 준비되어 있고, 이 텀블러로 직접 갈 수 있어서 이 또한 편했다. 가격도 부담없고, 기능도 단순해서 간단하게 '갈아마시기'에 적합한 블랜더다.




영상에서 처럼 30초 정도면 완벽하게 갈린다. 준비한 식재료와 물 250ml를 함께 넣고 갈면 300ml씩 이틀간 먹을 수 있는 쥬스가 완성된다. 




'건강한 돼지'가 아닌 마나님은 극구 거절해서 예전처럼 토스트와 커피, 그리고 간단히 과일로 아침을 먹는다. 

하지만 아내도 버터 대신 계란 샐러드와 얇게 저민 오이 몇 개를 구은 토스트 위에 얹어서 먹는다. 




커피는 내가 개발한(?) 허니 라떼.



매일 아침은 내가 책임진다. 

건강한 아침을 맞아야 하루가 건강하니까. 

이런 걸 잘 챙겨야 하는 이유는 '건강을 잃어 죽음 직전까지 갔다온 놈'이 더 잘 아는 법이다.

강력 추천한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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