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선표 Dec 14. 2020

자산운용사 대표님들이 항상 옆에 두고 참고하는 책 7권

개인적으로 삼성전자 5년간 장기투자할 수 있도록 해줬던 책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경제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자산운용사‧증권사 대표님, 임원분들의 사무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투자의 고전 7권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일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에 대해 취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좀 더 쉽게 설명드리면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같은 기관투자가들에게 돈을 투자받은 자산운용사들이 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투자하는지를 취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대표님과 임원분들, 연기금‧공제회의 CIO(최고투자책임자)분이나 임원분들을 자주 만나 뵙게 되는데요.     


인터뷰나 취재를 위해 이분들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책장에 어떤 책들이 꽂혀있는지 살펴보는 일입니다.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조 원을 굴리는 분들이 지금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떤 책들의 도움을 받았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죠.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을 재구성한 <워런 버핏 바이블>


지금껏 모두 네 권의 책을 내면서 누군가에 대해서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를 살펴보는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요. 그래서 어떤 분이든 찾아가 만나 뵙게 되면 책꽂이에 꽂힌 책들부터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투자업계 거물분들의 책장을 살펴볼 때마다 몇몇 책들을 반복해서 계속 만나게 됐는데요. 이런 책들 중에서는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도 적지 않아 더 반가웠습니다. 이 책들 중에서는 나온 지 70년이 넘은 책도 있는데요. 이미 고전으로 자리 잡은 책들이죠.      


이번 글에서는 한국 투자업계의 거물들이 즐겨 읽는 투자의 고전 7권에 대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제가 그 책들을 읽고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5년째 네이버 주식은 4년째 꾸준히 사 오고 있는데요. 제가 이렇게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를 시작하게 된 것도 지금부터 말할 책들을 읽고 배울 수 있었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저에게 큰 도움을 준 책들이니 다른 독자분들한테도 적지 않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개하는 순서에는 특별한 기준은 없고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하나씩 써봤습니다.



1. 현명한 투자자

    

이 책은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이 쓴 책인데요. 실제로 이 책을 읽고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은 워런 버핏은 벤자민 그레이엄을 찾아가 그의 밑에서 일하면서 투자 기법을 배워나갔죠. 워런 버핏이 “이 책을 산 것이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투자였다”라고 말했던 책입니다.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을 만들어낸 책인 만큼 그만큼 자산운용사‧증권사 대표님들과 임원분들의 방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책입니다.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ce Investor>는 1949년에 처음 출간됐는데요. 이후 1972년까지 세 권의 개정판이 더 나왔습니다. 약 5년마다 한 번씩 달라진 투자 환경을 반영해 책의 내용을 수정해서 재출간했던 거죠.     

“건전한 투자의 기본 원칙은 10년, 20년이 흘러도 변하면 안 되지만, 금융 시스템과 시장환경이 급변하면 기본 원칙을 적용하는 방법은 수정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벤자민 그레이엄은 책의 서문 첫 문장에서부터 자신이 책을 쓴 이유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 읽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그리고 독자들이 책을 읽고 얻어가길 바라는 원칙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다음과 같은 문장들에서 그가 일반 투자자를 위한 책을 꾸준히 펴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초보자도 건전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권분석 기법은 많이 다루지 않고, 주로 투자 원칙과 투자 태도를 다룬다”     


“우리는 투자 심리에 대해서 많이 논의할 것이다. 실제로 투자자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주장, 사례, 권고를 통해서 독자들이 투자에 대해 적절한 인식과 태도를 확립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적절한 투자 기질을 갖추는 편이 재무, 회계, 주식시장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자 기질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더 벌고 유지한 사례가 많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이 책에서 투자자를 위험 부담을 가급적 줄인 채 시장 평균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소극적 투자자와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초과 수익을 얻길 원하는 공격적 투자자로 분류한 뒤 각각의 투자 유형별로 취해야 하는 전략과 투자를 삼가야 하는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시로 주식을 사고파는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 일반 개인 투자자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고요.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법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방법은 없다’고 처음부터 단호하게 말하죠.     


“이 책에서는 ‘백만장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월스트리트는 물론 어디에서도 쉽고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싶다면 먼저 어떤 원칙과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다른 분야에서는 열정이 성공의 열쇠가 될지 몰라도, 투자에서는 열정이 거의 틀림없이 재난을 부른다. 이 말이 초보자에게만 필요한 경고는 아닌 듯하다.”였습니다.



2.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상당히 큰 이익을 가져다준 책입니다. 필립 피셔가 쓴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개인 투자자가 주식으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계속해서 성장할 초대형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죠.     


제가 아무리 날고, 뛴다고 해도 하루 종일 수백, 수천 명이 모여서 주식만 바라보고 있는 기관투자가들보다 매수‧매도 타이밍과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할 수는 없으니까요. 개인 투자자의 가장 큰 무기는 원한다면 언제 까지든 주식을 들고 있을 수 있는 선택권과 시간뿐인데 장기  투자를 포기한다는 건 남들한테 내 돈을 그냥 헌납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가르침 덕분에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네이버는 2017년부터 꾸준히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외에 다른 우량주들도 몇 종목 갖고 있고요. 이 주식들은 매입 이후부터 지금껏 단 한 주도 팔지 않고 계속해서 보유 물량을 늘려오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에서 받은 배당금도 모두 이 주식을 사들이는 데 투자했죠.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는 1958년,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Conservative Investors Sleep Well)는 1975년에 출간된 책인데요.      


필립 피셔


책의 저자인 필립 피셔는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앞서 말한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가치주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고요.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드리면 성장주 투자는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하고요. 가치주 투자는 회사의 진짜 가치(전문용어로는 내재 가치) 보다 저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들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말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필립 피셔 역시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불리는데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던 버핏은 필립 피셔도 직접 찾아가 만났습니다.      


읽고 큰 가르침을 얻었던 책들의 저자를 직접 만나러 찾아다닌 버핏을 보면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야말로 최고의 투자자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립 피셔가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누릴 수 있는 건 거대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아낸 뒤 이 주식들에 수십 년 동안 장기 투자해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렸던 덕분입니다. 초(超) 장기 투자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죠.     



필립 피셔는 1931년부터 1999년까지 약 70년간 자신의 투자회사를 운영했는데요. 1955년부터 통신장비업체인 모토로라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요. 반도체 제조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도 꾸준히 투자했습니다. 그런 뒤에 이 주식들을 수십 년 동안 보유했는데요. 모토로라 주식은 2004년 세상을 떠날 무렵까지 일부 수량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률은 대략 25만%였습니다. 보유 기간 동안 주식의 가치가 2500배가 올랐다는 말이죠.        


70년 가까이 투자업계에서 일했지만 그가 평생 동안 투자했던 종목은 20~30개에 불과합니다. 장기적 성장을 확신할 수 없는 종목은 아무리 단기적으로 매력적인 호재가 있더라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에서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법’과 같은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압도적인 성장을 보여줄 종목만을 골라 충분히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 있다면 언제 사든, 그리고 시장 환경이 어떻든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책들은 좋은 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에 대해서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실제로 그는 모토로라에 투자하기 전 회사 경영진을 수차례 만나면서 경영진들의 능력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계획, 모토로라만의 기술력에 대해서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런 철저한 사전 조사 덕분에 모토로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에는 위대한 기업을 찾아내는 15가지 조건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제가 이 내용을 갖고 썼던   <스타트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이란 아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 기준이 꽤나 구체적이어서 여기서 다 소개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요.     


    


3. 워런 버핏 바이블     


워런 버핏은 1965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자신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주주서한을 보내고 있는데요. <워런 버핏 바이블>(Warren Buffett on Business)은 이중 그가 1991년부터 2017년에 보냈던 주주서한의 내용을 주제별로 편집해서 만든 책입니다.      


단순히 주주서한을 시간순으로 묶어낸 게 아니라 ‘주식 투자’, ‘기업 인수’, ‘기업 문화’, ‘삶의 지혜’, ‘시장에 대한 관점’, ‘금융업’, ‘채권, 외환, 파생상품 투자’와 같은 14개의 주제를 정한 뒤 각각의 주주서한에서 해당 주제에 맞는 내용들만 따로 추려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죠.     


이 책을 읽고서 ‘주식을 사는 건 오랜 시간 함께할 동업자를 선택하는 일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는데요.      


사서 며칠 갖고 있다가 가격이 오르면 금방 팔아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고르면 안 되고 최소한 5년은 갖고 있을 수 있는 주식만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5년도 못 갖고 있을 주식이라면 쳐다보지도 말라”는 게 워런 버핏의 조언이죠.      


주식을 산다는 건 그 회사에 대한 소유권과 경영권 일부를 구입하는 일이니만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탄탄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의 주식만을 사야 한다는 말입니다.      


워런 버핏


워런 버핏 역시 지금껏 이런 마음으로 투자를 해왔죠. 최고의 투자자로 널리 알려진 버핏이지만 사실 그는 전 세계에 약 100개의 계열사와 40만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버크셔 해서웨이 그룹의 (사실상의) 창업자이자 오너 CEO이기도 한데요.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해서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우량기업을 하나씩 인수해하면서 회사를 이 정도 규모까지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가 주식을 사는 건 단순히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량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우량기업을 인수한 뒤 이 회사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또 다른 우량기업을 사들이면서 계속해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오랜 친구 사이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1972년에 2500만 달러에 인수해 2017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에 약 20억 달러의 이익을 안겨준 시즈캔디가 이런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자회사죠.     


시세 차익만을 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과는 접근 방식과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랐던 거죠. 그가 동업하려는 회사를 고르는 마음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워런 버핏 바이블>은 주식 투자뿐만이 아니라 기업을 경영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는데요. 다 망해가던 방직공장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해 임직원 40만 명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인물인 만큼 그의 경험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한 많은 노하우와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 바이블>을 읽고 느꼈던 점에 대해서는 아래에 링크해놓은 글들에서 자세히 설명해봤는데요.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투자와 경영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지금 이 글과 같은 고급지식을 매주 한 편 이메일로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바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4. <역발상 주식투자>,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이 책들은 앞서 살펴봤던 필립 피셔의 아들인 캔 피셔의 책인데요. 그 역시 아버지만큼이나 투자로 큰 명성을 떨친 인물입니다.      


돈은 아버지보다 아들이 훨씬 더 많이 벌었는데요. 아버지 필립 피셔가 평생 홀로 작은 사무실에서 비서 겸 타이피스트 직원 한 명만을 두고 일했던 데 비해 캔 피셔는 자신이 창업한 피셔 인베스트먼트를 운용자산 1500억 달러(약 165조 원‧2020년 11월 기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키워냈습니다. 덕분에 세계 500위 안에 드는 부자가 될 수 있었죠.      


<역발상 주식투자> (Beat the Crowd) 같은 경우에는 제가 처음에 읽었던 투자 서적 중 한 권이었는데요.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인 책이라 투자 서적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The Only Three Questions That Count: Investing by Knowing What Others Don't )에서 자신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꼭 해본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캔 피셔


첫 번째 질문은 ‘남들이 다 맞다고 믿는 것들이 진짜로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실에 대해선 꼼꼼히 따져보면서 검증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남들은 모르고 있지만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가? 어떻게 하면 이런 사실들을 찾아낼 수 있는가?’입니다. 그는 지금껏 자신만의 독특한 분석 기법을 토대로 시장의 흐름과 특정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고 이 분석 결과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렸는데요.      


2000년 닷컴버블이 터지기 전에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자신이 어떻게 이런 기법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내가 지금 하려는 행동이 냉철한 이성에 따른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갖고 있는 비합리적인 본능 때문인가?’입니다. 그는 수백만 년 동안 오로지 생존만을 목표로 살았던 인류의 뇌에는 어떤 종류의 위험도 감당하지 않으려는 본능과 한 번 옳다고 믿은 것은 계속해서 믿으려는 본능이 남아있다고 말합니다.      


무분별한 공포와 확증편향이 이성적인 판단을 가로막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된다는 게 그의 조언입니다.       


아래 링크해놓은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가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책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읽지 않은 책이지만 책의 저자인 피터 린치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자산운용사 대표님들 방에서 자주 봤던 책이라 익숙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번 글을 쓰는 김에 한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조금 전에 주문했습니다.     


피터 린치는 전 세계 자산운용업계 종사자들에겐 영웅으로 여겨지는 인물인데요. 설정액이 2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마젤란펀드를 인수해 13년 동안 운용하면서 이 펀드를 설정액 140억 달러 규모 초대형 펀드로 성장시킨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펀드가 굴리는 돈이 13년 만에 660배 늘어났죠.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은 피터 린치가 자신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찬찬히 풀어내는 책이고요.     


자산운용사는 기관투자가들과 일반투자자들에게 모은 돈으로 펀드를 만든 뒤, 펀드에 담긴 돈을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각종 자산에 투자해서 이익을 거두는 걸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펀드에 담긴 돈이 많을수록(설정액이 클수록) 펀드를 운용하는 대가로 받는 운용수수료와 펀드를 팔고서 받는 판매수수료 수입이 늘어나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을 때 받게 되는 성과 보수도 당연히 더 늘어나게 되고요.         


피터 린치


그렇기 때문에 펀드 설정액을 늘리는 건 모든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펀드 매니저들의 꿈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양호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만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을 수 있는데 우선 이부터가 절대 쉽지 않은 일이고요.      


많은 투자금을 끌어모아 펀드 규모를 키우고 난 뒤에는 문제가 더 어려워집니다.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게 훨씬 더 힘들어지니까요. 1000만 원을 굴릴 때는 1000만 원을 벌면 수익률이 100%지만 10억 원을 굴린다면 3억 원을 벌어도 수익률은 30% 일뿐이니까요.     


피터 린치가 10여 년 만에 펀드 규모를 600배 넘게 키울 수 있었던 건 이 두 가지 일, 초기의 뛰어난 성과로 투자금을 끌어들이고, 이처럼 양호한 수익률을 어느 정도 계속해서 유지했기 때문인데요.      


많은 자산운용사 대표님들이 이 책을 몇 번씩 들춰보는 건 그의 사례를 통해서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주인공이 직접 설명하고 있는 책인 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고요. 특히 자산운용업에 몸담고 있거나, 앞으로 이쪽 분야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분이라면 특히 더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기자로 일하면서 자산운용사‧증권사 대표님들과 임원분들의 방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제가 직접 읽었던 투자의 고전들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다뤄봤는데요.     



레이 달리오의 <원칙>, 켄 피셔의 <역발상 주식투자>,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찰스 P.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를 비롯해서 소개하고 싶은 책들이 몇 권 더 있긴 하지만 이미 글이 충분히 길어진 거 같아서 이 책들에 대한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이 다섯 권의 책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법보다는 투자에 대한 원칙과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인 만큼 종목 분석 기법 같은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이야기는 가급적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이야기한다고 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따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대신 어떤 자세로 투자에 임해야 하는지, 원칙과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둘째,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법의 공식’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투자의 거장들일수록 투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이대로만 따라 하면 쉽게 돈을 벌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100% 다른 속셈이 있는 사기꾼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입니다.     



셋째, 탐욕이야말로 실패를 부르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들은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고 말하는데요. 그렇기에 자신의 판단과 감만을 믿고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모두 돈을 벌 수 있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결코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게 벤자민 그레이엄의 말입니다.


넷째, 자신이 안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안다는 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투자의 대가들은 자신의 판단에 강한 확신이 들 때야말로 자신을 의심해야만 하는 때라고 지적합니다. 확고한 확신만큼이나 투자자를 위협하는 존재도 없기 때문이죠. 내가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내가 그 사실을 안다는 걸 어떻게 아는지부터 따져보라고 조언합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5권의 책이 독자님들께서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홍선표 작가 / 한국경제신문 기자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출간 예정)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 <리치 파머, 한국의 젊은 부자농부들> 저자


rickeygo@naver.com


2021년 2월에 출간될 <최고의 리더를 글을 쓴다>는 워런 버핏, 레이 달리오 같은 최고의 투자자뿐 아니라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나모리 가즈오, 존 F. 케네디 등 탁월한 업적을 남긴 리더들이 어떻게 글을 써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냈는지를 쉽고, 깊이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미리 공개한 아래 원고들을 통해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를 만나보세요.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출간 일정과 관련 이벤트 소식을 바로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년 2월 출간될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에 실린 다른 글들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지금 이 글과 같은 고급지식을 매주 한 편 이메일로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바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홍선표의 고급지식>을 구독하시면 기본적인 경제 상식부터 뛰어난 경영인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까지 세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급지식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를 읽으시면 손정의, 앙겔라 메르켈, 빌 게이츠, 레이 달리오, 윈스턴 처칠, 이나모리 가즈오 등 탁월한 리더와 창업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23가지의 사례를 쉽고, 깊이 있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예스24


(출간 한 달만에 1쇄 3000부를 모두 팔고 2쇄를 찍은, 교보문고에서 2020년 4월 'CEO  필독서'로 선정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를 먼저 PDF로 만나보세요. 책과 똑같은 내용으로 전체 분량의 3분의 1을 담아낸  PDF를 먼저 읽으시고 결정해주세요)



(어떤 책인지 살펴보고 다운받기)



(매주 한 번 홍선표 기자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읽으시면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고급지식을 쉽고, 편하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메일 주소만 입력시하면 바로 <홍자병법>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39살 마크롱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비밀,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