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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ro Dec 06. 2024

플랫 화이트는 바로, 매뉴팩트 커피

그림과 에세이


연희동에는 플랫 화이트를 아주 잘한다고 소문난 매뉴팩트 커피 로스터스가 있다. 플랫 화이트는 라테와 비슷한 커피 종류지만, 스팀 밀크를 미세한 폼으로 만들어 에스프레소 샷과 함께 나오는 커피다. 라테보다 우유의 양이 적고 거품이 부드러워 커피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매뉴팩트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플랫 화이트라는 커피가 있다는 것을 막 알게 된 시점이었다. 그 맛이 궁금해 연희동 골목을 찾았다. 허름한 골목 끝에 무심하게 걸린 매뉴팩트 커피 로스터스 간판이 보였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게 내부는 넓지는 않았다. 카운터와 손님들이 앉는 큰 테이블 하나, 안쪽에는 커피를 내리는 테이블이 있었다. 카운터를 바라보고 왼쪽 창가 좌석과, 카운터 반대편 뒤쪽 벽에는 벽을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길고 좁은 나무 테이블이 있었다. 카운터 안쪽은 사무실처럼 보였고, 커피 테이블 앞의 안쪽 공간은 커피를 내리는 랩실 같은 느낌이었다. 커피를 만드는 곳과 곳곳에 앉을 공간이 작은 카페 안에 꽉 들어찬 곳이었다. 





플랫 화이트를 주문하고 빈자리에 앉아 커피가 나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첫 플랫 화이트를 맛볼 순간이 다가왔다. 커피가 나오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급히 한 모금 들이켰다. 부드러운 우유와 고소한 에스프레소가 입안에 은은하게 맴돌았다. 커피와 우유의 기름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단점이라면 양이 적어 아쉽다는 것이다. 


그 후로도 이 고소하면서 은은하게 달콤한 플랫 화이트의 매력에 빠져 다른 카페에서도 종종 주문해 보았지만, 이상하게 매뉴팩트만큼 맛있는 곳은 없었다. 플랫 화이트가 떠오를 때면 매뉴팩트를 찾곤 했다. 첫 모금에서 바로 “역시 플랫 화이트는 매뉴팩 트지!”라는 감탄이 나온다. 


매뉴팩트는 늘 손님들로 북적였다. 자리가 없을 때는 테이크아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지만, 유리잔에 담긴 플랫 화이트를 매장에서 마시는 맛은 따라올 수 없었다. 부득이 테이크아웃을 할 때는 아메리카노나 드립 커피를 주로 주문했다. 가끔 집에서 매뉴팩트 커피를 즐기고 싶을 때는 병에 담긴 콜드브루를 사 오기도 했다.

이사를 하면서 매뉴팩트까지 가는 길이 멀어져 발길이 뜸해졌지만, 여전히 플랫 화이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매뉴팩트 커피 로스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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