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몹시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아침에야 알았다3

23.09.30_카스트로헤리스-프로미스타

by 혜리영

작은 마을을 지나 계속 걸었다. 다음에 도착할 마을이 가까워졌음은 수로길을 걸으며 느꼈다. 길 오른편으로는 물이 흐르고 왼편으로는 키큰 나무가 줄지어 있었다. 그늘이 많았고 물소리가 시원했다. 물가에서는 낚시하는 동네 가족들이 있었다. 뭔가 잡히긴 하나보다. 궁금했지만 갈길이 멀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하마터면 가재 한 마리를 밟을 뻔 했다. 가재는 물가에서 나와 길을 가로질러 들판으로 방향을 잡고 가려했다. 그리 가면 너 큰일나. 나는 스틱으로 방향을 돌려주려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가재는 점점 더 들판 쪽으로 달아났다. 아직 어린 가재였다. 파워 N은 생각했다. 물가에는 어린 가재의 집이 있다. 가재의 부모는 어린 가재가 돌아오지 않아 애가 탄다. 아이가 혹시 수풀 너머 도깨비가 사는 숲으로 가버린 건 아닌지. 어린 가재는 어릴 적부터 궁금했다. 어른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저 수풀 너머에 뭐가 있을까. 매일 사는 물가는 시시하고 저 수풀 너머가 궁금했다. 보통 통화에서는 수풀 너머 아이가 모험을 하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이어져야 하는데. 가재에게 저 들판은 진짜 죽음 뿐인 곳이라 나는 이야기를 매듭 지을 수가 없었다. 어린 가재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수풀 너머 숲에 도착했지만 이곳에는 몸을 적실 물이 없었다. 어린 가재는 그늘에서 말라가고...... 이런 상상의 나래 때문에 걸음을 멈추고 가재를 어떻게 든 물가로 돌려 보내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다. 더는 지체할 수 없어서 인사를 했다. 그래, 너의 길을 가렴. 아니다 싶으면 꼭 다시 물가로 돌아가야 해, 너무 늦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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