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가 처절하게 사랑하는 드라마
안녕하세요? 중드, 뭐 볼까? 의 김신애입니다. 코로나 블루 극복 프로젝트로 중드, 뭐 볼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에 빠져 있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중국 드라마를 접하면서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었었거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답니다. 가장 현실과 거리가 먼 내용의 드라마, 신선들이 날아다니고 천년만년을 살고, 몇 번을 다시 살아도 주인공을 사랑하는 그런 허황된 내용의 드라마가 진짜로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 드라마는 바로 그 선협물입니다. 천년을 살고, 죽었다 다시 살고 날아다니는 바로 그 선협물이요. 선협물의 대표작은 전에도 말씀드렸던 ‘삼생삼세십리도화’가 대표적이고 ‘향밀침침여신상’이라는 드라마도 인기가 많았었습니다. 두 드라마 모두 제가 재미있게 봤고 원작 소설도 모두 소장하고 있을 정도라 기회가 되면 따로 소개해 드릴게요.
이번에 들고 온 작품은 조금 다른 작품입니다. 제목은 ‘유리’ 예요. 유리잔의 ‘琉璃’[ liú‧lí ] 맞습니다. 유리잔이 정말 등장하고요, 중요한 물건입니다. 원작은 십사랑의 소설 ‘琉璃美人煞’[liúlí mĕi rén shà]입니다. 소설책 아직 번역본 없습니다. 번역본 없이 읽을 실력은 안되지만 소설과 드라마는 조금씩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아마 주인공들의 절절함을 더 끌어올리는 설정으로 조금씩 손보신 듯해요. 이 제목에 ‘살’이 들어가서 기분 나쁘다고 광총에서 제목을 바꿔서 ‘유리’가 되었고요, 현재 한국에서는 원래 제목인 ‘유리미인살’로 방영되고 있어요. 59편이 한편씩 방영되는 걸 못 기다리고 저는 중국어로 마지막 편까지 보고야 말았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거의 모든 OTT에 이 인기 많았던 작품이 다 올라와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은 윤도 감독님이십니다. ‘금의지하’, ‘대당영요’, ‘천계지백사전설’, ‘장안낙’ 감독하신 분이에요. 저는 이분 작품을 좋아하고 특히 ‘금의지하’를 너무 좋아해서 많이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장안락’에서 남자 주인공 소승후 역할을 맡아서 온 몸으로 고통을 표현했던 남주 성의를 ‘유리’의 남주로 발탁해내신 분이죠. 탁월한 선택이셨어요. 홍콩 감독이신 맥관지 감독님도 함께하셨다고 하는데, 이분은 제가 잘 모르겠네요.
우선 선협물의 특성상 배경 설정 간단히 설명드리고 시작해야 주인공들이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하실 거예요.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니까요. 우선 세상이 삼 분화되어있다고 보시고 시작하시면 돼요. ‘천계’,‘인간계’,‘요. 마계’로 나뉩니다. 이전에 선협물 보셨으면 익숙하실 텐데요. 하얀 옷 나풀거리면 대체로 천계에서 온 신선들입니다. 요. 마계는 검은 옷에 화장 진하게 하고 나오시면 '쟤네들이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인간계는 아시겠고요. 어쨌든 이들이 서로 싸우는데, 요. 마계의 수라왕이 마살성을 데리고 싸우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시작해요, 그런데 이때 천계에서 전신(전쟁의 신)이 짠 등장 해서 바로 이 마살성의 심혼을 유리잔에 봉인하며 전쟁이 마무리됩니다. 천계가 이긴 거죠. 바로 이 전쟁의 주역이었던 전신과 마살성이 망천수를 마시고(기억을 모두 잊는 거죠.) 인간계로 내려가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모두들 이들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찾고 있는 바로 그 배경에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여주인 소양파의 선기와 남주인 이택궁의 사봉이 ‘잠화대회’라는 행사에서 만나게 되는 시점에서 시작되는데요, 이 둘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것을 알게 되죠. 왠지 어떤 내용인지 아실 것 같다고요? 아닐걸요. 드라마는 59편 동안 계속 충격과 반전을 선사하거든요. 선기와 사봉이 과연 원래의 신분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으시다면 끝까지 보셔야 한답니다. 실은 소설에서는 사봉이 선기보다 나이가 많아요. 아마 설정을 바꾼 것은 우리가 더 헷갈리게 하려고 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은 남주인 사봉 역할에 ‘성의’, 여주인 선기는 ‘원빙연’ 배우가 열연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다들 ‘쓰펑’,‘쓰펑’ 하시던데, 바로 이 남주의 이름입니다. 10여 년을 주목받지 못하고 조연에 머물렀던 1990년생 ‘성의’라는 배우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게 만들어준 작품이 바로 이 드라마 ‘유리’입니다. 저는 처음 보는 배우였어요. 심지어는 잘생겼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그런데 이 드라마 다 보시고 나면 아마 ‘쓰펑’밖에 생각이 안 나실 거예요. ‘쓰펑’에 의한,‘쓰펑’을 위한 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 남주가 눈썹을 살짝 올리느냐 아니냐까지도 화제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왜 이렇게 되냐고요? '삼생삼세'에서는 세 번 다른 삶을 살고 세 번 같은 사람을 사랑한다고 했죠? 이 드라마는 열 번을 삽니다. 열 번째 삶의 시점에서 드라마가 진행되는데요, 남주는 9번을 살면서 여주를 사랑하고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여주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홉 번의 삶에서 직업도 참 다양하고 죽는 방식도 참 다양해요. 열 번째 삶인 이번 생도 여주를 사랑하게 되죠. 이 정도면 뭐, 말 다했죠? 앞의 아홉 번의 고통스러운 삶을 열 번째 삶에서 기억해 내게 되는데, 그래도 남주는 여주를 사랑하고 지키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하지만 이번 생도 결코 쉽지 않아요. 제가 본 역대 남주 중 가장 힘들게 살고 가장 애절하게 사랑하는 남주입니다. 이 드라마 영어 제목이 ‘LOVE AND REDEMPTION'이에요. 성의 배우 인터뷰 때에도 ‘사봉’의 캐릭터는 ‘구원’의 캐릭터라고 했는데, 정말 드라마 내내 극 중 인물들도, 보는 사람들도 그냥 남주만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예요.
여주 ‘선기’ 역의 원빙연 배우는 ‘청설루’에서도 무공은 강하지만 병약하고 피 토하는 남주 캐릭터와 함께 했었어요. 그 작품도 원도 감독님이 연출하신 거라서 이 분이 이런 설정을 좀 좋아하나 싶기도 했고요. 이 여주 ‘선기’의 캐릭터 설정이 또 독특합니다. 여섯 개의 감각이 없어요. 색깔도 구별을 못하고, 맛도 못 느끼고, 통증도 못 느끼고, 냄새도 못 맡고. 하여튼 6개의 감각이 없어요. 이렇게 없는 거 많은 여주를 만난 남주는 이 여섯 가지 찾아주고 자기를 사랑하게 하기 위해 정말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릅니다. 여주를 지키면서 세상도 지켜내고 주변 인물들도 다 지켜내느라 고생이 많죠. 59편 진행되는 동안에 남주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여주를 보호하고요, 이야기가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남주가 피 토하지 않고 잘 지내는 편 수가 드물다고 보일 정도로 가시밭길을 구릅니다. 거기에다가 고구마 구간도 매우 극심해서 오해에 오해가 쌓이고 보는 사람이 답답해서 내가 피를 토하겠다고 느낄 때쯤 오해가 풀리면서 믿음이 돈독해져요. 제가 드라마 보다가 중간에 멈추고 심호흡을 하고 다시 보고 했던 드라마는 이 드라마가 처음이에요. 내용은 계속 충격에 충격을 주면서 진행돼서 얘기를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냥 보시기를 권장드려요. 보시면서 그냥 우시면 될 것 같아요. 내용도 중요하지만 배우들이 감정을 너무나 섬세하게 표현해 냈답니다. 성의에게 ‘장안락’의 남주 역할을 맡겼을 때 소심한 성의가 부담스러워했다고 해요. 그 드라마로 스타덤에 오른 건 아니었지만 이때 보여준 연기력으로 ‘유리’의 사봉이 되었죠. 성의는 참 애절하게 울어요. 어느 작품에서든지 가슴이 찢어지게 울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배우가 행복한 역할도 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잘 울어서 자꾸 그런 역할을 맡나봐요. ‘유리’ 역시 안 울고 보기 힘들어요. 결말의 경우, 저는 새드이던 해피이던지 '닫힌 결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닫힌 결말이라 추천드립니다. 저는 열린 결말 너무 싫어해요. OST 매우 훌륭합니다.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너무 잘 부르더라고요.
이런 종류의 선협물을 보면 긴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마련이랍니다. 저는 이 작품을 다 본 후 멋진 꿈을 꾸게 해 준 이 작품 ‘유리’와 배우들에게 진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특히 ‘성의’ 배우는 이 작품을 계기로 완전히 팬이 되었네요. 다음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작품을 가지고 찾아올까요? 재미있는 작품이 참 많으니까 기대해주세요. 다음 시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