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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애 Jul 09. 2022

나의 운동 역사

-벨리댄스, 무에타이, 복싱, 태보 등등.

  나는 어렸을 때부터 통통한 아이였다. 어렸을 때는 통통했고, 학생이 되었을 때는 퉁퉁해졌다.


  나의 이런 체형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존재했다. 우선은 식습관이다. 나는 까다롭지 않은 입맛으로 엄마를 기쁘게 했지만 배가 부르면 숟가락을 놓아야 하는 진리에도 불구하고 늘 욕심을 내어 싹싹 먹었다.


  그리고 운동 습관이다. 체력이 있어야 공부도 끝까지 한다는 얘기를 왜 내가 고등학교 때는 못 들었을까? 아마 다들 얘기해줬어도 내가 안 들었을지도 모른다. 원래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법이니까. 그 결과 나는 몸매도 공부도 건강도 다 그리 성공하지는 못했다. 공부한다고 무리하게 앉아있어서 골반은 틀어졌고 먹고 앉아만 있어서 살은 쪄갔다.


  내가 그 후 한의원 한 곳에 가서 상담했을 때 그곳의 의사가 나에게 ‘공룡 몸매’라는 평가를 내려주었다.

헐. 공룡 중에 초식 공룡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얼굴이 작고 목이 길고 엉덩이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듣고 당황했는데, 솔직히 집에 오니까 화가 나기보다 엄청 웃겼다. 그때 화가 났어야 다이어트를 했을 텐데, 성격이 좋았던(?!?) 탓에 웃어넘기게 되었고 나의 다이어트는 한참 후에야 시작이 되었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장을 뛰었는데, 어쩌다 음식을 먹으면 토하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인 압박감도 느꼈었다. 그렇게 그때 조금 체중을 조절했지만 그 후에도 그렇게 확고한 신념으로 운동을 하고 체중에 신경 쓰지는 못했었고 나는 방만한 식습관에 술까지 더해서 마시며 나의 대학 생활을 만끽했다.   

   

  나의 진정한 운동 생활은 대학 졸업 후에 시작이 되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성격은 이때부터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했던 것은 요가였다. 돈을 벌어서 당시에 굉장히 비쌌던 요가학원 강좌를 끊었는데 당시 엄청난 감량을 했던 가수 옥주현 씨가 엄청 열심히 홍보하던 곳이었다. 비싼 강좌를 끊었기에 나는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수업을 들었다. 다들 내가 강사 준비하는 줄 알았다고 했었다. 그렇게 그 비싼 학원에서 몇 달을 하고 그 후에 학원을 옮겨서도 몇 년을 지속했다. 그러나 요가는 체중 감량의 운동은 아니었다.


  두 번째로 했던 것은 태보였다. 당시 개그우먼 조혜련 씨가 태보를 해서 살을 뺐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니 나는 귀가 엄청 얇다. 태보는 진짜 엄청 즐겁게 했고, 강좌가 있는 곳마다 찾아갔었다. 소리 지르고 지르기를 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운동 자체가 땀이 엄청났었는데, 진짜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아직 하는 곳이 있다면 더 배우고 싶을 정도이다.

 

  태보를 배운 후 권투 학원에 복싱도 배우러 갔었는데 권투는 원, 투를 시작하기 전에 엄청나게 줄넘기를 시켜서 지치고 힘들었다. 게다가 배우기 시작하니까 관장님께서 나를 권투 꿈나무로 보셨는지 자꾸 리얼 권투를 시키셔서 당시 살만 빼고 싶었던 나는 일찍 그만두게 되었다.


  다른 운동으로는 춤이 있다. 춤으로 가장 많이들 하시는 운동인 에어로빅은 가봤다가 다른 분들의 엄청난 역량에 놀라서 몇 달 못하고 그만두었다. 자리싸움과 기싸움이 엄청났는데 나는 잘하지도 못해서 계속 뒤로 밀리다 보니 선생님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라틴댄스는 운동이라기보다 여가 생활의 느낌이었다. 직장 끝나고 즐기기에 좋은 이 스포츠는 와인바에서 남성들이 휙휙 잡아채서 돌려주는 게 포인트다. 사실 기본 스텝만 잘 익히면 남자 쪽이 리드하는 대로 추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모르는 남자들이 막 잡아당기는 것이 영 힘들어서 패스.


  벨리댄스도 오래 했는데 이것도 재미있다. 특히 나처럼 힙이 도드라지게 큰 사람은 조금만 흔들어줘도 효과가 커 보인다. 이건 옷도 사고 아주 즐거워하며 했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 특히 좋았던 포인트였다. 그런데 내가 이것저것 일을 하게 되면서 시간이 안 맞아서 패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벨리댄스는 다시 해보고 싶다.  


  무에타이는 태국에 여행 갔을 때 일일 클래스를 신청해서 정말 한 시간 빡세게 경험해봤다. 내가 진심으로 임하는 데다가 나랑 같이 링에 있던 영국인 소년은 복싱을 했었다고 했다. 두 명만 있으니까 선생님이 갑자기 진심이 되어 버리신 것. 한 시간 동안 계속 뛰면서 발 차고 내지르고. 끝나고 완전히 뻗었다. 실제로 방에 돌아간 후 살짝 토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클래스를 다녀오고 나서 진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도전정신인 게지. 기회가 된다면 무에타이 도장에서 배워보고 싶다. 다 죽었으.


   

  지금은 헬스장에서 달리기를 하고 근육운동은 유튜브를 이용하여 진행하고 있다. PT선생님의 1회 지도가 매우 유혹적이었으나 지금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빠듯하다. 헬스장을 선정 시에는 가까운 곳을 찾는 것이 매우 좋으며 가격적인 면도 고려하지만 천장이 얼마나 높고 지하인지 지상인지 꼭 방문해서 나와 맞는 분위기를 찾아야 한다. 빼먹지 않고 매일매일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분위기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요즘 코로나로 혼자 집에서 하는 운동이 매우 유행하고 있는데 유튜브만 찾아봐도 무료로 운동이나 춤을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 물론 더 심화하여 배우려면 돈을 들여야겠지만.


참 운동하기에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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