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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제이 Oct 24. 2022

계테크스터디 #5 관계의 속성, 관성

우리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은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한 채 머무르고, 운동하는 물체는 속도와 방향을 유지하며 계속 운동한다.'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물리학 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인간관계에서도 관성이 있다. 처음 만나 어색한 두 사람이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멈춰 있는 관계의 시곗바늘을 움직일 에너지가 필요하다. 운 좋게 상대가 먼저 에너지를 쏟아 줄 때도 있겠으나, 그것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며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인만큼 내가 직접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에너지가 없는 인간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지루한 공전을 이어갈 뿐이다.





 에너지라고 하여 대단하고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긍정적인 말 한마디, 친절한 행동 하나, 칭찬 한 번이면 된다. 먼저 톡을 보내거나, 생일 기프티콘을 보내는 것, 이 작은 차이에서 비롯되는 큰 힘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금방 인싸가 되고, 인정받으며, 더 중요한 포지션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오늘 옷 스타일이 멋지네요.' 한마디를 먼저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가져온다. 그렇게 한 번 에너지를 투입해 움직이기 시작한 관계는 에너지가 없이도 한동안 움직임을 이어가 한다.


 당신과 나 또한 이 책을 매개로 처음 만났다. 아직은 서먹한 관계가 분명하다. 그러나 몇 차례의 스터디를 거치며 나는 당신을 끌어오려 에너지를 쓰고 있다. 내 에너지가 유효하여 우리가 처음보다 더 가까워졌기를 바란다.


때로는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


 물론 과유불급이다. 너무 과하게 당기면 관계가 파괴될 수 있다. 상대에게 부담을 주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상대의 거절이 무서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다. 그냥 지나가는 인연이라면 상관없겠으나, 당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내 보자.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는 것도 좋다. 특별하거나 특이할 필요는 없으나, 과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의외라고 느낄만한 친절들을 실행해 보자. 작은 선물을 한다든지, 책이나 영화를 추천한다든지, 다른 사람 앞에서 칭찬을 해준다든지. 상대가 평소 생각지 못했던 모습으로 상대가 기대하는 것보다 조금만 더 친절을 베풀어 보자. 확실한 것은, 처음에는 살짝 과감한 시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끊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는 경우가 있다. 관계의 방향성을 바꾸고 싶을 때, 막연히 관계가 끊어지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필요하면 과감하게 반대 방향으로 에너지를 사용하여, 속도가 점차 빨라지며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돌을 미리 막아서야 할 필요도 있다.


너무 무리하게 막지는 말자. 다치지 않게 살살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꺼이 약간의 투자를 감수하는 능력, 그리고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여 관계를 멈추는 능력. 이런 능력을 가지고 관계의 요령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결국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한다. 아니, 꼭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사람들에게 더욱 인정받고 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반면에 주관 없이 타성에 묻어가는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관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관계의 주도권을 갖고, 관성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관성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에너지를 쓰기 전에 관계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체크해 볼 필요도 있다. 어느 정도로 가까워져야 할 상대인지, 일을 위한 협력관계인지 단순 친구 관계인지, 장기적으로 얼마나 함께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시간이 지난 후 상대와 도착할 관계의 종착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에너지를 쓸 것인지를 가늠해 보자.




 최적의 방식으로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상대에 대한 정보 습득에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상대에 무지한 상태보다는 상대의 상황을 알고 있는 상태가 훨씬 더 유리하다.


 팀에 경력직원이 들어왔든, 소개팅으로 썸 타는 사람이 생겼든, 모임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났든, 당신이 당신 인생에 새롭게 등장한 A라는 사람과 친해지기로 마음먹었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A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을 사거나,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려 할지도 모른다. 혹은 너무 과한 친절이나 관심으로 비치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거리를 유지하거나, 자연스럽게 친해지기 위해 타이밍을 기다리는 고급 전략을 쓸 수도 있다.



선물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이제 친해지는 단계에서 부담되지 않는 수준의 선물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어떤 방법이 유효할지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기에  수 없다. A에게 1+1 = 2가 나올 것이라 아무도 100% 확신할 수 없며, 의외로 1+1=3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 인간관계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선 A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습득해야 한다. 그래야 2를 기대한 행동의 결과가 100으로 나타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꼭 전쟁통에서만 쓰이는 말은 아니다. 상대의 출신, 연령, 성격, 취향, 최근 관심사 같은 것들을 많이 알게 되면 될수록, 우리의 친교활동의 명중률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우리는 관계의 동서남북을 보다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팀에 새로운 직원이 들어올 때, 노련한 팀장들은 직원이 출근하기도 전에 그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확인한다. 출신학교와 전공, 직무경험 같은 커리어뿐 아니라 가족관계, 취미, 주변 인물들에 대해 최대한 파악한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정보, 본인 전공과는 조금 동떨어진 팀에 배치되었다는 정보 등이 모여 입체적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첫 면담부터 훨씬 수월하다.




 상대의 모든 정보를 철저히 확인하고, 열심히 에너지를 쓴다고 하여 무조건 상대와의 관계가 좋게 풀린다는 절대적인 공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앞으로 새롭게 만날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이 항상 효과적이길 기원한다.


 비록 우리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멀어져 쉽게 가까워지지 못할지라도, 오늘 서로를 마주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인생의 한 장면으로 의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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