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논문을 못 쓰는 이유 ▶ 아무 글이나 한번 써본다.
아무 주제나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노트에 적어보고 잘 살펴보자. 쓴 글에 유사한 주제나 단어가 기록되어 있다면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사상의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본인이 필요하여 수집한 자료는 자주 찾아보고 기록하게 된다. 최근 노트에 정리되어 있던 내용이다.
[암에 걸리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법, 김의신 박사 특강]
① 암 환자에게 두 가지를 부탁한다.
ⓐ 담당 의사로서 하나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두 번째는 고기를 잘 먹어야 한다.
ⓑ 암 환자는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한다. 약에 의한 독성으로 단백질(protein)을 망가트리는데 고기를 먹어 단백질을 보충해야 독성을 견딜 수 있다.
ⓒ 고기를 먹지 말라는 말은 미국 사람 식습관에 비춰 제안한 사례다. 고기를 생고기 또는 살짝 익힌(rare) 상태로 오랜 기간 많이 먹으면 변비가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장이 늘어지는데 변비로 인해 염증 발생을 촉진한다. 중간(medium)이나 완전히 익은(well done) 상태로 알맞게 요리해서 먹으면 문제가 없다.
ⓓ 포도당 주사는 좋지 못하다. 입맛을 떨어뜨린다.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집어넣으면 몸 안에서 영양소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 불행한 환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직업이 의사, 약사, 변호사이고 서울 사람이다. 이들은 관련 논문을 찾아 독성에 대해 따지고 걱정한다.
ⓕ 시골에서 온 분은 치료가 아주 잘된다. 기름진 것 잘 먹고 하라는 대로 한다.
ⓖ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차르트나 브람스 경쾌한 음악을 추천한다. 피검사를 해보면 혈관 백혈구 안에 NK세포(natural killer cell)가 보통 사람보다 1,000배가 높다.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은 1,500배가 높다. 성가대원은 병에 잘 걸리지 않고 쉽게 이겨낸다.
② 암은 1센티 안에 1조 개의 세포로 이뤄진다.
ⓐ 유전인자 중 나쁜 인자는 흡연으로 성장하고 핵 속에 핵산(DNA)의 배열은 사람마다 다르다.
ⓑ 스트레스로 균형(balance)이 깨지면 호르몬 이상 분비한다.
ⓒ 여성 호르몬 이상 분비로 유방암, 난소암, 남성 호르몬 이상 분비로 전립선암이 발생한다.
ⓓ 치료 약 복용 차수에 따라 1차 약 50%, 2차 약 30%, 3차 약 10%, 실험용 약 1% 효과를 미친다.
ⓔ 암이 자라는 기전 크게 10가지로 기전을 찾아 차단하면 완치되며 약 2~3가지 차도를 보고 약을 처방 한다.
ⓕ 암은 종기와 같아 긁으면 부스러기가 확 퍼진다. 숨을 쉬는 동안 바이러스가 몸을 들락날락하는데 특히 감기가 들어 조직에 자극을 주어 늘 염증을 조심해야 한다.
ⓖ 과거 50년간 수명이 길어진 이유가 염증 치료 약 개발에 있다.
③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다.
ⓐ 동물 실험에서는 100% 완치가 사람에게선 나오지 않는다.
ⓑ 한쪽이 좋아지면 다른 쪽에 문제가 생겨 완치가 어렵다.
ⓒ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자들이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낀다.
ⓓ 약을 쓰면 약이 세포막에 들러붙는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핵 안에 있는 디엔에이와 연관을 시켜야 약 작용을 하는데 거기까지 들어가는데 10가지 큰 기전이 있다. 그것을 통제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할 수 없어 예측이 불가하다.
ⓔ 돈은 편리할 수 있지만 근심을 낳는다. 보람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제일 행복하다.
ⓕ 암 치료 병원 자원봉사자 1,500명에는 대부분 병 치료를 받는 병원의 환자들이다. 치료받는 시간 외 남는 시간을 봉사한다.
ⓖ 자기 분수에 맞는 절제된 생활에서 만족을 찾고 쌀밥과 기름기를 줄이면서 운동을 하면 조직의 호르몬들이 균형을 맞춘다.
ⓗ 편안한 마음으로 잘 먹고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자기 분수에 맞는 절제된 생활에서 만족을 찾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함정에 빠지면 당사자나 목격자나 상황을 정리하게 된다. 함정에 빠진 당사자는 헤어날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객체는 당사자와 다른 여러 가지 수를 늘어놓는다.
이번엔 혼자 걷다 늪에 빠진다. 조금씩 빠지는 늪에서 탈출 방법을 모색하며 서서히 잠기거나 당황해서 허우적거리다 늪으로 급히 빨려든다. 단연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 숨을 들이쉴 수 없을 때까지 많은 생각이 오롯이 머릿속에서 쉼 없이 스쳐 지나간다. 직면한 상황에서 연구자 사고는 다양하게 표출된다. “원초적 위험 요소 생성부터 죽음에 이르게 된 요인까지 사고를 위한 재료는 다양하고도 많구나.”
다시 돌아와 ‘함정’은 ‘늪’에 비해 경우의 수가 많아 보인다. 늪은 오로지 죽음을 맞이하며 과거를 돌이켜 볼 뿐이다. 상황 정리는 각자의 판단에 달려있다. 간혹 우연히 지나치다 무심코 던진 훈수가 중요한 내기에서 죽음을 부르는 늪이 되기도 하지만...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
물이 천천히 흐르는 고요한 강물에서 소와 말이 함께 빠지면 둘 다 헤엄쳐서 물 밖으로 잘 나온다. 말은 헤엄치는 속도가 겁나 빨라 소보다 두 배의 속도로 헤엄쳐 나온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 물이 겁나 빠르게 흐르는 사나운 강물에서 이전처럼 소와 말이 함께 빠지면 하나는 헤엄쳐서 물 밖으로 나오지만 하나는 나오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 이유는 말은 헤엄을 잘 치지만 강한 물살을 이겨 내려고 강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는 습성을 가졌다고 한다.
1미터 전진하다가 물살에 밀려서 다시 1미터 후퇴를 반복하고 나서 20분 정도 헤엄치면 제 자리에서 맴돌다 힘이 소진되어 익사해 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소는 절대로 물살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몸을 맡긴 체 떠내려간다고 한다.
저러다 물에 휩쓸려 죽지 않을까 하고 주변에서 걱정하지만 10미터 떠내려가는 와중에 1미터 강가로 10미터 떠내려가다가 또 1미터 강가로 그렇게 한 2~3 킬로 내려가다 어느새 강가의 얕은 곳에 발이 닿고 나면 엉금엉금 걸어 나온다고 한다.
헤엄을 두 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였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그 유명한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우생마사' 이야기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일이 아무리 애써도 꼬이기만 할 때도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가지길 바란다. 지금 있는 자리가 힘들다면 푸념해도 좋다. 욕을 해도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과 과한 의욕에 몸과 마음이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 큰 숨을 쉰 후 천천히 뱉어 본다. 주변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대상을 상대하기 전에 숨을 엄청 많이 들이 마신 뒤 엄지를 올려세운다. 그런 후 입술을 오므리고 입바람을 엄지손톱에 불어 넣는다. 잠시 후 마음이 차분해 짐을 느낀다.
요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문제로 머리가 복잡하다. 어려운 시기에 말처럼 억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소처럼 찬찬히 주변을 살피고 천천히 강을 건너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지금 즉시 본인이 빠져본 함정이나 늪 관련 주제어를 찾아서 검색해 보자. 자신이 선택한 학교 논문 창고에 들어가서 통과된 논문을 찾아서 분석할 것을 당부한다. “이런 소소한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통과했다니” 두 눈을 부릅뜨고 펼쳐진 논문을 살피다 보면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을 텐데, 고민거리가 사라지는 희한한 현상이 일어난다. 작은 글씨로 써진 논문을 오랜만에 봤더니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