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의 손』

1막 1절 – 멈추지 않는 비

by 따뜻한꼰대 록키박

비는 이틀째 내리고 있었다. 아니, 쏟아붓고 있었다.

처음엔 그저 장맛비려니 했다. 아침 뉴스에서도 “일시적 호우”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비는 멈추지 않았다. 그칠 기미도 없었다.

도로는 금세 흙탕물에 잠겼고, 우수관은 숨을 헐떡였다.

오후 두 시.

광주 북구의 소하천이 넘쳤다.

물이 역류했다.

차도와 인도가 뒤섞이고, 경계는 사라졌다.

도로 위 차량들은 마치 갇힌 듯, 꼼짝없이 선 채 와이퍼만 헛돌았다.

택시기사도, 배달 오토바이도, 시민들도… 모두가 멈췄다.

한 명, 두 명… 이불을 감싸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도로 옆 공터엔 경고 표지판이 흔들렸다.

‘맨홀 주의’.

빗물에 그 표지판도 반쯤 잠겼다.

누구도 그 경고를 보지 못했다.

그건 그저 또 하나의 물체였을 뿐이다.

비는 땅을 때리고, 바람은 건물을 밀쳤다.

가로수 가지가 부러져 물속에 떨어졌고, 도로 위엔 낯선 물결이 일었다.

그날 오후 세 시,

동네 슈퍼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던 한 노인이 있었다.

하얀 모자를 쓰고, 우산을 든, 70대 후반의 남성.

천천히 걷고 있었고, 다리에 약간의 불편이 있었다.

사람들은 창문을 통해 그를 봤다.

그러나 누구도 문을 열지 않았다.

노인은 인도와 차도 사이 물살을 가로질렀다.

순간, 무언가 아래서 ‘푹’ 꺼졌다.

두 다리가 빠졌다.

그는 허공에 팔을 휘둘렀지만 균형을 잡지 못했다.

비명은 없었다.

그저 두 다리가 맨홀에 낀 채 허리는 밖으로 나온 모습이었다.

물이 허벅지를 치고 지나가고, 가슴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창문을 닫았다.

물바다 속 외침은, 문틈을 넘지 못했다.

비가, 모든 소리를 삼켜버렸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한 여자가 3층 창문을 열고 외쳤다.

하지만 목소리는 튕겨 나갔고,

지나가던 차량은 물에 막혀 고개만 까딱였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찍기 시작했다.

노인의 팔이 천천히 아래로 처졌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물속에서 버티기엔 나이가 너무 많았다.

하늘은 여전히 검었고,

비는 조금 더 세차게 내렸다.

다음은 1막 2절 「그날의 노인」으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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