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Death mask
마그누스가 마그누스에게 말한다. 말도, 소리도, 의미도 없는 말....
소년은 군중 속에서 혼자다. 악몽 속에서처럼 철저히 혼자다. 아이의 시선이 부서진다. 폐허 속에서 홀로 태어난 아이, 전쟁이 낳은 아이, 다시 태어난 이 아이는 아름다움과 공포를, 광기와 생명을, 우스꽝스러운 인형극과 죽음을 혼동한다.(p100-102)
함부르크 공중전 (1943년 7월 24일 ~ 30일)은 연합군의 전략적 폭격(고모라 작전) 중 하나로 독일 민간인 4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허공이 마그누스를 둘러싸고 아가리를 벌리고, 눈물이 날 만큼 반들거리는 푸르고 흰 하늘의 심연 속으로 현재가 빠져든다.(중략)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새. 그에게 지평을 열어 보이며 미래를 향해 다시 걷게 했던 여자가 사라져버린 참이다.(p143)
마그누스는 이 낡고 바랜 곰인형을 트랭클랭의 물에, 수도원 발치에 흐르는 그 작은 급류 속에 던진다.(p292)
벌통 속의 벌들이 붕붕대는 희미한 소음을 배경으로 주변 숲이 다양한 소리를 내며 술렁인다. 잎들이 떨리는 소리, 풀들이 바스락대는 소리, 가느다란 벌레 울음소리, 시냇물이 졸졸대는 소리, 마른 잔가지들이 부러지는 메마른 소리, 새들이 서로를 부르고 맑고 높은 소리와 작고 날카로운 울음소리, 바람이 속삭이거나 윙윙 몰아치는 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리는 개짖는 소리나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 가지에서 땅으로 막 떨어지려는 찰나의 이파리 한 개... " 들었나? " - 숲 속의 수도사 장 p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