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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y 25. 2023

한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올해 3학년이 된 둘째 아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서 경호무술을 배우게 되었다. 태권도와 비슷한 일종의 격투운동이다. 그렇게 태권도를 배우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벌써 다닌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아마 월말에 승급 심사가 있나 보다. 제일 처음 흰색 띠에서 노란색 띠로 올라갔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집에 와서 가끔 경호무술에 가면 무엇을 배우는지 물어본다. 자세를 잡고 발차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 시절 내가 태권도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발차기가 끝나고 침대에서 낙법 비슷하게 잘 넘어지는 시범도 보여주었다. 나를 닮아 운동신경이 없는 아들이지만 그래도 경호무술을 한 덕분에 앞구르기나 낙법도 제법 한다. 무술을 하게 되면 잘 넘어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어느 주말 오후 둘째와 막내가 퀵보드를 하나씩 타고 집 밖으로 나왔다. 집 주변으로 차가 많이 다녀 위험하다 보니 공원으로 향했다. 역시 공원에서 타는 것이 안전하다. 나는 공원 내 한 벤치에 앉았다. 둘째 아이는 이제 퀵보드에 익숙해서 속도를 곧잘 낸다. 형을 타는 것을 보고 6살 막내도 곧잘 퀵보드에 오른다.      


그러나 아직 익숙하지 않다 보니 앞으로 가다가 넘어진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서 퀵보드를 타고 전진한다. 어떻게든 저 앞에 가 있는 형을 따라가기 위해 넘어지고 또 넘어지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이제 어느 정도 능숙하게 타는 막내를 보니 대단하게 느껴졌다.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아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 시간이 흐르면 몸을 뒤집는다. 몇 달이 지나면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한다. 또 벽을 붙잡고 일어선다. 1년 이 지나면 서서히 걷기 시작한다. 그 단계를 거치면서 수없이 아기는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한다.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넘어지면서 성장한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너무나 쉽게 잊는다. 자신이 넘어지고 부서지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딪히면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넘어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실패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넘어졌다고 계속 누워만 있을 것도 아니다.   

   

길거리에서 넘어졌다고 다시 일어서지 않을 것인가? 바지에 뭐가 묻었다고 짜증내며 손으로 툭툭 털고 일어난다. 인생의 넘어짐도 마찬가지다. 다시 마음을 툭툭 털어내고 일어나서 앞으로 나아가면 그만이다. 넘어진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다시 다가올 기회라고 생각하자. 한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넘어지고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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