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수영 추첨되기 어렵다는데
난 운이 좋은 건지, 아직 경쟁률이 낮은 초봄이라 그런 건지 한 번에 붙었다.
(평소 운이 좋은 편이 아닌 사람인데 말이다.)
아침 7시부터 50분간 주 2회 화목반을 신청했다.
붙었으면 하는 마음 75, 솔직히 떨어지고 다음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는 마음 25.
아침 7시까지 가려면 적어도 6시 30분에는 기상해야 한다.
4월 한 달.
- 오 마이갓.
- 도전이다!
- 쒯. 할 수 있을까. 나 할 수 있나?
- 후욱 후욱 설레자나.. 뭔가 설레 응응..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때에는 약간의 충동과 무지함이 필요한 듯하다.
혹 나중에 후회하는 순간이 온대도 그렇게 내 안의 두려움을 미뤄두고
느끼지 못할 뻔했던 경험들을 마주하는 건
나를 사랑하게 되는 하나하나의 발견이고 그것은 꽤 힘이 강하다.
- 해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눈을 떴는데 오전 8시라던가,
전날에 에라이 모르겠다 잡은 술약속이라던가,
한 번, 두 번 빠지다 한 달 수강료 기부하게 되는 상황 같은 거.
- 해낼 것 같다는 설렘.
떠오르는 해와 같은 방향으로 수영복이 든 가방을 어깨에 메고 걷는 새벽의 공기.
낯선 수영장에서 낯선 이들과 나란히 서서 수영 전 어색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장면.
쭉쭉 양손을 뻗어대며, 두근대는 심장의 엔진을 느끼며, 레일을 가르는 오랜만의 쾌감.
꼬르륵 요동치는 배를 잡으며 따뜻한 아침을 향해 집으로 향하는 뽀송한 향기.
내가 곧 마주하게 될 행복한 기억들이
고작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부정적 가정들 때문에 묻힐 뻔했다는 거니까.
두려움이 만든 무지(無知)를 오늘 하나 깨부수었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해진다!
하하하!
그나저나 수영하고 나서 먹는 아침은 상상만 해도 꿀맛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