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서독제 독백대회
이번이 N번째 도전.
아 사실 무수히 많이 해서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그냥 얼추 몇 번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정도다. (그래봤자 이번이 제8회 대회다.)
“하… 이번엔 또 뭘 찍어보나.”
- 이번엔 혼자가 아니야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혼자 준비하지 않는다. 학원 수업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감독님이 고민 끝에 약 3주간 수업 시간 일부를 독백대회 준비로 채우자고 하신 것.
학원 사람들은 이 대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그래도 몇 번 대회에 참여해 봤던 나였던 터라,
'그래도 내가 조금은 유리할지도..?' 하는 생각이 스쳤다
가 바로 접었다. 예선에 뽑힌 적도 없는데 무슨.
제발 겸손. 제발 초심.
-대회 특징 정리
나름 꾸준히 챙겨본 사람으로서 정리해 본 서독제 독백대회의 특징은 이렇다.
일. 본인의 이야기
기존 대사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 편이 더 잘 뽑히는 듯하다.
이. 짧고 빠른 유머
전체적으로 진지하다가도 툭 튀어나오는 짧은 유머가 흐름을 살린다.
삼. 휴머니즘
부모님, 연인, 가족 등 일상적이고 가까운 관계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많다.
독백 준비를 위한 학원에서의 첫 수업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세 시간 동안 수다 떨기>였다.
유치원 시절부터 꺼내는 이야기, 부모님께 죄송했던 일, 첫사랑, 첫 연애, 첫 이별…
상대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비슷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독백 소재가 무수히 쏟아졌다.
그중 60초에 담을 수 있는지,
내 말로 자연스럽게 풀 수 있는지,
단순한 넋두리에 그치지 않는지 기준들을 세워 하나를 골랐다.
- 난관
가장 어려운 건 역시 시간이었다.
아무리 잘라내도 60초를 넘기고,
구성이 부족한 것 같아 설명을 붙이다 보면 또 길어진다.
"아냐… 이러면 안 돼. 다시 덜고, 다시 고치고, 더 담백하게."
만지면 만질수록 욕심이 생긴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니까,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
“이번엔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자꾸 올라오는 기대를 애써 외면한다.
- 운구기일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기대가 생기면 무시하는 습관이 생겼다.
기대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대충 했다고 꼭 떨어지는 것도 아니더라.
결국 운칠기삼 (運七技三)
'모든 일의 성패에는 운이 7, 노력이 3'이라는
세상의 섭리.
아냐, 사실 세상은 운九기一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이란 노력은 다하고 있는 것 같다.
노력은 기본요소가 되었으니 사실 운의 힘이 더 커줘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운(運)이 7이든 9든 따라주려면,
기(技)가 3이든 1이든 나는 언제든 준비돼 있어야 한다.
운이 9나 있어도 1의 노력이 없으면 10이 될 수 없으니까.
오늘도 단단한 기 1을 만들어두기 위해
그냥 해라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