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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롤로 Jan 11. 2024

백수 아들의 엄마 집에서 살아남기- 1화

백수 아들의 하루 : 아침 7시 알람은 계속된다

집에서 쉬면 늦게 일어나도 돼서 좋겠어요! 근데 전 일찍 일어납니다

아침 알람에게 늘 뚜드려 맞는 평범한 직장인과 백수인 나의 모습을 표현한 해외 짤

나는 잠자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다.

잠자리에 정말 예민하고 차에서는 술에 만취한 상태가 아니면 절대로 잠에 못 드는 예민 보스인 만큼 나에게 수면의 양과 질은 정말 중요한 포인트다.


백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은 '늦잠 자서 부럽네요'라고 말했고, 소심한 나는 대충 '아 네 그렇죠 ㅎㅎ..' 하고 넘어갔지만, 사실 나와 조금이라도 친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은 나는 오히려 회사 생활할 때보다 빡센 알람 시간을 맞추고 생활했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갓생, 미라클 모닝, 아침형 인간, 일찍 일어나는 새 등등 우리의 사회에 예전부터 쭉 권면하던 부지런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백수 아들로서 엄마 집에 무임승차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짚고 갑시다. 나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 맞습니다.

성공한 인생이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고전 짤. 30대의 시작을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에서 했던 나는 성공한 인생이라 하기엔 글러먹은 듯하다. 젠장.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서, 난 진짜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늘 신께 감사한다.


60대에 직장을 다니며 아직 돈 벌고 있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계시는 든든한 아버지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4대 보험에 가입되는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치명적인 상황이 아닌 정말 좋은 환경이 나에겐 있었고, 퇴사 시기에 때마침 위례 신도시로 이사 가는 부모님 집에는 내 방과 적절한 수납공간이 있고, 엄마의 냉장고 안에는 과일과 계란이 있다.


몹시 운이 좋고 행복한 상황이었던 덕분에 어쨌든 내가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프리랜서 활동이든 파트타이머든 뭐로 포장해도 어쨌든 고정 수입원이 없는 백수 생활을 할 환경이 되었던 거에 참 감사하고, 어쨌든 실업급여가 계속 나와서 기존에 넣던 적금과 가족 행사를 위해 누나와 함께 저금하는 공동 계좌에 돈이 안 끊기고 계속 넣을 수 있었다.


우리 엄마가 이 글을 혹시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친구들을 만나면서 아들내미가 백수라는 부끄러운 사실을 말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1년을 보내게 한 불효를 저지른 사실을 사과드리고 올 한 해 또 다양한 방식으로 저지를 불효를 미리 사과드린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을 기준으로 5일 뒤 어머님 생신이라 어쨌든 맛있는 식당과 좋은 선물도 준비를 했는데 이걸론 틀려먹은 듯해 벌써부터 한 해가 걱정된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연로하신 나이에도 은퇴하지 않고 직장을 다니는 아버지 덕분에 나는 그래도 조금 부담이 덜한 백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아버지의 집에 얹혀사는 백수라면 최소한 출근하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올려야 의무있다고 생각했다.



백수 아들로 엄마 집에 살아남는 첫 번째 방법 :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해라


내 방에 있는 철봉의 손잡이 사진이다. 꽤 오래 사용해 왔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고문도구 혹은 빨래 건조대의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당신이 회사 건강검진을 받고 비만 판정을 받으면 나라에서 넌 뚱뚱하고 건강이 위험하니 살을 빼라는 내용의 뉴스레터를 보낸다.

이 사실을 아는 이유는 내가 그 뉴스레터를 받아봤기 때문이다.


긴 회사 생활 동안 무분별한 생활과 폭식으로 인해 나는 살이 많이 쪘었던 시기가 있었고 이를 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었다. 덕분에 2022년에는 회사 내에서 아침 운동 챌린지와 산악회를 운영하기도 했고 나름 운동에 취미가 생겨 건강한 삶을 살게 된 경험이 있다.


어쨌든 뚱보 아들내미가 장가는 갈까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는 아들의 모습은 꽤 보기 좋은 라이브 프로파간다가 될 수 있으며, 또한 아버지가 무거운 가장의 짐을 짊어지고 돈을 벌기 위해 출근한다면 아침에 일어나 나가는 아버지께 인사라도 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회사를 퇴사하고도 맞춰뒀던 아침 알람을 풀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새 직장 출근을 위해 알람 시간을 더 땡겨야하는 큰 위기와 직면했다)


가끔 컨디션이 안 좋고 힘든 날에는 알람을 꺼버리고 좀 더 침대에서 눕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않기 위해 늘 주의해 왔고 등산이나 다른 아침 운동을 위해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는 꿈도 못 꾸고 전날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눈물을 머금고 강제로 일어나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생활과는 부담감의 차원이 다른 상황이지만 만약 당신이 엄마 집에서 놀고먹을 계획이 있다면 최대한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도록 해라.



저스틴 비버, BTS 도 말했다. 일단 Love Yourself


서울 북한산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백수 아들의 모습. 새벽에는 꽤 추운 4월이었는데 이 사진을 찍기 위해 개량한복까지 챙겨간 지독한 컨셉샷이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인간은 뭐 하는 녀석이길래 고작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행동을 하는 본인을 어쩜 이렇게 뻔뻔할 정도로 뿌듯해하는 건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니까 본인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삶의 잣대를 적용하는 삶은 나름 자존감 상승에 좋은 행동이라 생각하며,

특히 만약 당신이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면, 조금 더 자신을 위로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Love Yourself 하는 게 멘탈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단순히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는 행동 만으로 엄마 집에서 자행하는 극악무도한 백수 생활이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작 아침에 일찍 잘 일어났다는 정도의 작은 행동에도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응원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내 의지로 시작한 게 아닌 이 백수 생활을 버틸 용기와 자존감이 부족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작은 습관부터 바꾸는 나를 응원하는 컨셉을 계속 잡고 행복한 엄마 라이프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어쨌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최대한 노력하지만 굳이 늦잠을 자도 책임질 게 없는 환상적인 백수 라이프! 이 즐거운 생활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 필자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다음 시간에 계속 알아보도록 하자.




바쁜 당신을 위해 전지전능한 ChatGPT 님이 해주는 요약

저자는 어머니 집에서의 백수 생활을 되돌아보며, 이른 아침 습관과 운동을 통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내러티브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개인의 성장과 회복력을 강조하며 실업 기간 동안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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