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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궁리 Feb 26. 2021

아이와 장난감 방을 정리했다



  새로운 계절을 앞두고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이나 옷들을 정리하는데 이사를 앞두고 매일 조금씩 정리를 했다. 그래도 어떤 것들은 날을 잡고 한 번에 비워내는 게 효과적일 때가 있는데 아이 물건이 그렇다. 눈에 거슬린다고 물어보지 않고 버렸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어 지켜만 보다가 마침 방학이 시작되어 아이에게 물었다.


"건우야, 오늘 엄마랑 장난감  정리하는 거 어때?

"장난감? ?"

"건우가 이제 형아 됐으니까 아기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안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 정리해서 사촌 동생 주거나 버리는 거지~ 아기 때 놀던 장난감들을 정리해야  형아 장난감도 사고 그러는 거거든~"

" 장난감 사는 거야? 그럼 정리할래 !!"



 장난감 정리를 하면  장난감이 생기는 줄 알고 덥석 정리에 나서는 아이다. 벌떡 일어나 장난감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 뒤를 따라갔다. 방바닥널브러져 있는 로봇, 서랍에 빼곡하게 쌓여있는 자동차, 초콜릿을 먹으면 나오는 작은 장난감들이 바구니에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받아  잡다한 장난감들까지 생각 같아서는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의 의지로 처분해야 했다.


"어머~ 이게 뭐야? 이거 건우 아기 때 가지고 놀던 요리놀이 장난감들이네?? 이거 계속 가지고 놀 거야?"

"~ 아니! 그거 이제 안 가지고 노니까 필요 없어!"

"좋아~ 그럼 이거 버린다?"

"아니 아니! 엄마 내가 버릴게! 슉~ 골인!"


 미련을 두나 싶었더니  손으로 쓰레기봉투에 넣어야 했나 보다. 바퀴가 고장 난 작은 플라스틱 자동차들 시작으로 짝이 맞지 않은 요리 도구, 헝겊책, 나무 재질 악기까지 세상 쿨하게 쓰레기봉투에 던져 넣는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했다. 지금도  가지고 노는 큼직한 장난감들과 버려도   같은데 아직까지 애정이 남은 몇몇 장난감만 남겨뒀다. 그러고 나니  차 있던 장난감 서랍이 3칸이나 비워졌다.


   공간을 보고 있자니 없어도  물건들이 어느새 비집고 들어와 있었구나 싶었다. 여유로워진 공간은 보고만 있어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의  장난감은 보류하기로,  혼자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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