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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실궁리 Jun 26. 2020

부모가 최선을 다하면 아이는 당연히 느낀다

부모가 자기의 삶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아름답고 분명한 교육은 없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러하듯 나도 엄마가 처음이다. 귀중한 생명이 내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기쁨도 잠시 내 몸은 아기를 침투한 세포로 인지하고 거부반응을 보인다. 입덧이 시작된 것이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대도 헛구역질을 하다 노란 위액까지 토해내기 일쑤였다. 토덧을 4달 가까이하다 보니 되려 살이 빠졌다가 20주쯤 되어 조금 먹을 만하니 아기가 위쪽에 위치해 위를 누르는지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배가 부르는 만큼 재주껏 챙겨 먹었고 체중도 불어났다. 무게를 견디기 힘든지 무릎관절도 손목도 시큰 거렸다. 항상 대자로 자다가 배가 눌려 옆으로 자려니 여간 불편해서 뒤척이다 잠 못 이룬 밤이 대부분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도 발등도 퉁퉁 부어있는 내 모습에 이제는 그만 아기가 방 빼기만을 기다렸다.



 규칙적인 진통은 무시무시한 출산 후기들에 상상했던 것보다는 참을만했다. 다만 진진통이 왔을 때 정신은 까마득해지는데 온 몸에 꽉 준 힘은 놓을 수 없었고 이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사명감에 휩싸였다. 옆에서 손을 부여잡고 애써 담담하게 심호흡을 유도하는 신랑은, 미안하지만 쓸모없었다. 그렇게 몇 번을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병실을 빙빙 돌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고 아기가 나올 것만 같아 간호사를 불렀다. 출산이 임박했는지 담당 의사 선생님이 오셨고 신랑은 내쫓기고 온전히 혼자 산고의 고통을 겪어냈다.   



 그렇게 힘든 역경을 이겨냈으니 작고 앙증맞은 아기와 교감하며 행복 시작인 줄 알았더니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출산의 고통에 대한 에피소드는 익히 들어서 예상하고 있었는데 진짜 실전 육아는 아무도 어떻다 언지를 해 준 이가 없어 더 어려운 나날들이었다. 지금 아이가 커서 키우기가 수월해진 것 같았다가도 아니고, 아이에 대해 조금 알겠다 싶으면 또 모르겠고, 육아를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다가도 아닌 것 같은, 아주 줏대 없는 마음이 흔들거린다. 어떤 날은 아이를 야단쳐서 미안함에 반성하는 날이 되고 또 어떤 날은 아이와 많이 웃어 행복감에 충만한 날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아이가 자기의 행복을 찾을 줄 알고 풍성한 삶을 사는 아이로 크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부모로서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 속에서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도 아이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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