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라
회사 일을 할 때 매출 목표 달성이 매우 부진하거나 예기치 못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마주할 때 주어진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즉 비상계획을 수립할 때가 있다. 어느 기업들도 올해 계획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시장의 영향을 예측하고 계획에 반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각종 경제 연구소에서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2020년의 경제 환경과 예상 경제 지표를 기준으로 반영해서 해당 산업에서의 시장 환경과 함께 새로운 영업 확장 계획 및 기본적인 사업의 매출 신장률을 적용해 올해 계획을 수립한 것이 연초부터 모두 어긋나게 되었을 것이다.
매년 특별한 경제 환경이나 시장환경에서의 특별한 변수가 없을 때 기본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첫출발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계획을 실행한 지 채 한두 달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맞고 말았다. 그리고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계획을 수정하고 또 비상경영 계획을 수립해야만 했을 것이다. 지금껏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코로나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겨우 유사한 사례를 찾는다면 2015년 상반기의 메르스 사태뿐이지만 그것 마저도 한국만 유일하게 겪었던 일이라 세계적인 팬데믹 코로나 사태와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신규 프로젝트를 수립하거나 비상 경영 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그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은, 만약에 지금의 시장 상황과 경제 상황을 치밀하게 반영해 수립한 이 프로젝트 계획 또는 비상 경영 계획이 그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가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 그리고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인 계획은 모두 계획대로 안되기 때문에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 아빠 계획이 뭐예요? (아들, 기우)
제일 좋은 계획이 뭔지 아니? (아빠, 기택)
무계획이야!!!
인생이란 게 계획을 하면
계획대로 안되거든!!!”
그래서 아들의 계획을 듣고 아빠가 말한 “아들아, 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대사가 생각날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프로젝트와 영업 계획을 세워봤지만 한 번도 계획대로 된 적이 없었다. 매출 계획과 손익 계획을 세운대로 정확히 목표 달성을 한 적이 없다. 어떤 때는 시장환경이 예상보다 좋아져서 목표대비 110%를 달성해 목표를 너무 소극적이고 보수적으로 수립했다고 질책을 받으며 무지막지한 추가 매출 목표를 부여받고 수정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또는 반대로 연초부터 예기치 못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며 시장 환경이 나빠져서 목표대비 90% 수준을 달성하고는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비상경영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보통의 기업들은 일반적으로는 아무리 시장 상황이 바뀌어도 계획한 목표 매출 달성률이 90%~110%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움직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경영 계획 대비 90% 달성 수준이라면 기업 경영에 적신호가 켜진다. 바로 비상경영 계획을 수립해 매출 증대 방안과 비용 절감 방안, 두 가지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비상한 노력과 실천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악의 경우는 대개 매출 계획 대비 80% 달성 미만인 경우다. 사업에 따라 1년 또는 2년 이상 지속되면 바로 모든 투자와 비용을 통제하고 구조조정을 준비해야 한다. 즉, 인력감축이나 사업 축소, 또는 폐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추가적인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그 사업을 접고 매몰 비용의 최소화를 고심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영계획이든 비상경영계획이든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앞에서 말했지만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최선이 아닌 최악의 비상 경영계획을 수립해서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최악의 경우를 실제 상황으로 맞을 수도 있다. 그때는 허둥지둥, 좌충우돌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사업계획이나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울 때, 또는 실무 담당자가 계획안을 가져오면 늘 묻는 질문이 있다.
“그래, 계획은 잘 알겠는데, 그럼 그 계획이 계획대로 안되고 그 매출 계획의 80% 수준밖에 달성이 안되면 어떡할 건데요? 그런 최악의 경우일 때는 어떤 비상 계획이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요? “
이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못하거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못한 사업계획이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절대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늘 신규 프로젝트의 문제는 예상한 매출 계획 목표가 계획대로 안돼서 모든 나머지 비용과 이익 계획이 무너지는 것일 뿐 다른 변수는 없다. 실무 계획 담당자들은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항상 긍정적이고 공격적인 시장 환경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신규 프로젝트 담당자의 태도는 공격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만 한다. 하지만 그 의사결정권자는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대비해야만 개인이나 회사에 피해를 줄일 수 있고 그래야만 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나 생활 속에서도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지고 있어야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 갈 수 있으며, 설사 최악의 경우를 맞이한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대응하고 조치할 수 있다. 또한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계획이 있는 것이니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취업, 직장 생활, 연애, 결혼, 육아, 자녀 교육, 노후 생활등 모든 것이 내 계획대로만 되는 것은 없다. 분명한 것은 어떠한 일에서 내가 최선을 다했을 때, 운명과 인연조차도 그 최선에 우주의 기운을 더해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